100억 들인 `포항해상공원`
조악한 시설에 콘텐츠 빈약
관광객 수 기대치 절반수준
겨울엔 휴장, 상인만 고통
위탁업체가 알아서 할 것
市는 뒷짐 진 채 낙관만

▲ 지난해 9월 정식 개장한 포항시 남구 송도동 `포항 캐릭터 해상공원`이 지속적인 관람객 유치에 실패하고, 겨울철 휴장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방치된 상태다. 18일 오후 사람의 발길이 끊어진 캐릭터공원이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국내 최초 부력식 해상공원` 포항 캐릭터해상공원이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공간적 제약과 콘텐츠 부족 등으로 지난 9월부터 4개월간 이곳을 다녀간 관광객이 예상치의 절반 수준인 1만7천여 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런데도, 해양관광도시를 지향하는 포항시는 “위탁업체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는 안이한 자세로 관리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국비와 시·도비 100억원을 들여 완공한 포항 캐릭터해상공원은 지난 2012년 7월 국토해양부의 `국민여가 휴양지 조성 시범사업`에 선정돼 포항시는 이듬해 6월부터 남구 송도동 일원 9천90㎡에 조성공사를 시작했다. 국비 67억원과 도비 9억원 시비 25억원을 들여 4년간 공사를 진행했으며, 지난해 9월 서울에 본사를 둔 ㈜비엠엔터플랜과 협약을 체결해 위탁운영 계약을 맺고 정식 개장에 들어갔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곳을 다녀간 관광객들은 기대치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상에 구조물을 띄운 한계로 공간이 좁은 데다 눈길을 끌만한 공연 등 콘텐츠마저 부족해 관객을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 공원 활성화를 위해 포항 크루즈의 중간 정박지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업체간 조율이 지지부진해 현재 계획단계에서 멈춰 있다.

18일 포항시에 따르면 12월 휴장에 들어간 포항 캐릭터해상공원의 총 관광객 수는 1만7천451명.

지난해 9월 개장 당시 3천여 명의 관광객이 다녀갔으며, 10월 한달 동안에는 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1만2천806명이 이곳을 방문했다. 순조로운 출발과 함께 특히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로봇을 활용한 공원 디자인이 부모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증강현실(AR)을 이용한 놀이기구도 아이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한 달 뒤인 11월에는 관광객이 지난달의 1/10 수준인 1천500명으로 줄어들었다.

협소한 공간에 먹거리와 즐길거리가 대부분 일회성이고,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부모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전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 여기다 유명 연예인의 개그공연은 초기 한 두 번 열렸을 뿐 추가로 이어지지 않았고, 상시 유치를 기획했던 버스킹 역시 포항시에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정모(36·경산시)씨는 “날이 더울 때 친구들과 함께 왔었는데, 조악한 테이블 몇 개랑 햇빛 가림막이 전부였다. 볼 것도 없었고 즐길 거리도 없더라”며 “조명시설을 포함한 부대시설도 좋은 건 아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겨 이에 따른 재정 적자는 고스란히 공원 내부에 입점한 상인들이 메우게 됐다.

작은 컨테이너 하나에 기본 1천만원 이상 보증금과 월 매출의 약 20%, 관리비 명목으로도 매달 7만원씩 업체에 지불하고 있는 상인들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특히, 겨울철부터는 해상공원이 휴장에 들어가면서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인 A씨는 “땅값에 관리비에 매출까지 다 주고 장사하고 있는데, 솔직히 추석 이후로는 아예 방문자가 없다”며 “정책적으로 추진한 사업인데도 정작 시에서는 관광객 유입 방안에 대해서는 대답이 없다”고 한탄했다.

더군다나 포항시는 해상공원 활성화 방안에 대해 “여름부터는 괜찮아질 것”이라고 근거없는 낙관론만 주장하고 있어 더 큰 문제라는게 상인들의 불만이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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