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감옥` 폴 윌리엄스·트레이시 잭슨 지음·조은경 번역판미동 펴냄인문·1만6천500원

오래 굳어진 나쁜 생활 습관은 자주 크게 반성하는 노력을 더해 마음에 한 점도 나쁜 습관이 남아 있지 않게 해야 한다. 그래야 후회없이 진정 자기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습관의 감옥`(판미동)은 `에버그린` `레인보우 커넥션` 등의 음악으로 오스카상과 그래미상을 받은 저명한 작곡가와 영화 `쇼퍼홀릭`의 시나리오를 쓴 할리우드 극작가가 나쁜 습관과 중독, 심리적 문제들을 이겨낸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80여 년 전통의 확실한 중독 치유법을 이용해 일상의 다양한 나쁜 습관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한때 자신의 삶을 옥죄는 `문제들`에 갇혀 있었다. 유명 작곡가인 폴 윌리엄스는 심각한 알코올과 코카인 중독에 빠져 정신발작을 겪고, 치료를 받은 후 25년 이상 지난 지금까지 맑은 정신으로 삶을 꾸려가고 있다. 그의 동료인 트레이시 잭슨은 쇼핑 중독, 관계 중독, 강박증 등으로 치료와 상담을 받아 왔다. 둘에게는 공통적으로 비만이라는 문제도 있었다. 저자들은 자신의 `문제들`을 이겨 내고,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을 곁에서 지켜보며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들은 알코올중독자협회(AA)의 12단계 치유법이 중독자가 아닌 보통 사람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에도 효과가 있음을 확신하고, 이를 쉽게 변형해 누구나 할 수 있는 `여섯 가지 열쇠`로 정리했다.

중독 치유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한 폴은 치유 전문가로 거듭날 정도로 치유의 과정과 성격을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트레이시는 극작가답게 관찰과 취재를 통해 사회적·심리학적인 차원에서 다각도로 치유에 접근한다.

저자들은 우리 모두가 현실에 중독된 채 `습관의 감옥`에 갇혀 있다고 말한다. 반복되는 실수, 자신의 한계에 대한 좌절, 벗어나지 못하는 이 평범하고 지루한 삶 자체가 바로 `현실에 중독된 것`과 같기 때문이다. 현재의 모습에 만족하며 살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 모두에겐 꿈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주체성을 잃고 습관에 얽매인 채로 끌려간다. 습관 때문에 우리는 나쁜 것과 결별하지 못하고 결국 우리가 진짜 원하던 삶으로부터 멀어지고 만다. 나쁜 습관은 평온한 삶을 망가뜨리고, 목표와 성취를 좌절시키며,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가 모두 `중독`임을 지적하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솔루션 가이드를 제공한다. 책에는 자신의 습관이 얼마나 안 좋은지 점검해 볼 수 있는 문항들도 소개돼 있다.

책에서 언급되는 변화의 열쇠들은 `자기 자신에게 정직하기`, `변명하지 않기`, `부정적인 감정에 굴복하지 않기`, `실패해도 다시 시작하기` 등이다. 많은 중독 치료 프로그램에서 강조하는 감사와 신뢰, 사랑과

같은 개념들을 기반으로 중독의 고리를 하나씩 끊어 나가는 일은 나쁜 습관으로 둘러싸인 일상, 현실의 굴레를 탈피하는 데도 강력하게 도움이 된다.

“자기 방해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공통점이 있다. 어떤 것을 원한다고 말하면서 행동은 정반대로 한다. 이런 사람들은 상식적이기보다 충동적이며 관리를 해야 할 때 항복해 버리고 욕망으로 직행한다. 같은 맥락에서 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술에 관한 문제가 있는 사람은 술에 손을 뻗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더불어 술 대신 무엇이 되었든 일시적인 쾌락(또는 고통)을 주는 것을 찾지 않는 법, 그들이 진정 원하던 삶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것에 손을 뻗지 않는 방법도 함께 훈련해야 한다”(p. 206)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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