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알비 6만2천t 규모 후육관 생산공장 인수
미국 통상압박· 불황 조선업 대응 사업다각화

현대제철이 돈 되는 강관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울산의 강관 제조·판매업체인 현대알비에서 6만2천t 규모의 후육관 생산공장을 인수했다는 것.

후육관(초대형 파이프)은 송유관과 시추관, 대형 건축물 등에 쓰이는 강관이다. 업계는 미국 보호무역주의와 후판을 주로 사가는 조선업계가 불황에 빠지는 이중고를 타개할 돌파구로 강관 사업다각화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후육관은 두께가 20~140㎜인 파이프로 두께 6㎜ 이상인 후판을 두드려 만든 철강재다. 주로 해양플랜트 구조물, 송유관, 발전소 열배관재, 내진건축용으로 쓰인다. 국내에는 스틸플라워가 이 업종의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번 강관공장 인수로 약 20년만에 후육관 사업에 다시 뛰어들었다. 지난 2015년 현대제철과 합병한 현대하이스코(옛 현대강관은)가 1990년대 말 후육관 생산을 중단하고, 설비를 해외로 이전했었다.

현대제철은 미국 정부가 유정용강관 등 한국산 강관에 대한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가 이어지자 후육관을 통한 사업다각화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후육관을 생산하면 조선업 위축에 따른 후판 수요 감소도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인상으로 철강재 가격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조선사에서 주로 쓰는 후판은 조선업황이 불황에 빠져 원자재 값 인상분을 오롯이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로 강관 수출길이 좁아지면서 이를 상쇄하기 위해 후육관을 통해 사업다각화에 나선 것”이라며 “최근 국제유가가 올라가고 있어 해외시장에서 후육관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명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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