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됐다는 것`은 역사가 있다는 뜻이다. 그냥 오래만 된 것이 아니고 그 속에 창업자의 철학이 녹아져 왔다면 그것은 전통으로 승화 발전돼 왔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된다. 오래된 기업들은 대체로 비슷한 전통이 있다. 그것이 기업의 노하우일 수 있으나 큰 틀에서 보면 창업주의 철학이라 보면 옳을 것이다.

일본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장수기업이 있는 나라다. 세계 최장수 10대 기업 중 8곳이 일본에 있다. 일본에는 100년이 넘는 노포가 1만5천개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100년을 넘긴 장수기업을 손에 꼽으라하면 몽고식품, 동화약품 등 고작 6곳 정도라 하니 일본의 경우는 매우 특별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이 일본에 있다. 후지산 부근에 있는 1300년 된 이 호텔은 기네스북에도 등재돼 있다. 서기 705년에 건축된 호텔로 리모델링할 때를 빼곤 문을 닫은 적이 없다고 한다. 집안 대대로 이어져 현재 52대째 주인이 운영 중이라 한다. 550년 된 일본의 소바국수 식당은 지금도 많은 한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 노포가 이처럼 많은 것은 전통과 신의를 중시하는 일본인의 기질과도 유관하다. 오래된 점포란 경영적 측면에서도 지속 가능했음을 말한다. 일본의 한 학자는 일본 노포의 성공 비결로 철저한 인재육성 철학을 들고 있다. 오랜 세월동안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의 신뢰를 지킬수 있었던 비결은 사람을 키워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삼성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이끈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도 `인재중시`였다. 인재를 중시하고 관리를 잘하면 혁신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생각이다. 국내 최장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두산도 `인화 제일주의`가 경영의 모토라고 했다. 인재중시 철학이 기업의 장수를 이끈다는 사실만으로도 교훈적 가치가 있다.

한국도 노포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늘고 있다. 최근 경북도는 사라져갈 위기에 놓인 경북의 노포 스무 군데를 책으로 엮었다. 2대, 3대째 이어온 오래된 가게에 대한 소중함이 새삼 느껴진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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