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철화 편집부국장
▲ 정철화 편집부국장

지난 연말부터 전국적으로 사랑나눔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희망 나눔 캠페인이 11월 20일부터 1월 30일까지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랑의 온도를 높여 세상 곳곳을 따뜻하게 데워지게 하는 사회운동이다. 코흘리개 어린이부터 기업체 대표, 근로자, 정치인 등 각계에서 나눔의 마음들이 하나 둘 모아져 사랑의 온도탑을 데우고 있다.

살림살이는 갈수록 어렵고 세상의 인심은 더욱 각박해져 가지만 그래도 우리사회 곳곳에서 감사와 나눔의 불씨가 살아 있어 살맛나는 세상의 희망을 품게 한다.

나눔은 돈의 많고 적음, 신분의 높고 낮음을 떠나 모두가 소중하지만 그 중에서도 누구나 흉내 낼 수 없는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 폐지를 주우며 하루하루 근근히 살아가는 기초수급자 할머니의 가난한 기부에서부터 급여를 통째로 사회에 내놓는 샐러리맨, 평생을 모은 재산을 자식에게 주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는 떠나는 자산가 등 다양하다. 우리는 그들을 기부왕, 기부천사로 부르며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

인간의 본능 중에는 자신의 존재나 특수성을 부각시키고 과시하려는 `지배 욕구`가 있다고 한다. 더 높은 권력, 더 많은 재산을 축재하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그렇게 획득한 재산과 권력을 타인에게 행사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나 사회, 조직에는 더 많은 지위와 권력, 재산을 누리는 이들이 항상 만들어지게 된다. 이들을 흔히 사회 지도층으로 부르며 이들의 지배욕구가 개인적인 욕심이 아니라 사회적 공익을 위해 발휘되길 기대하게 된다. 이러한 지도자의 덕목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한다.

최근 포항지진과 제천 화재 참사 피해자 돕기 성금을 전달한 이강덕 포항시장의 기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11일 제천 화재 참사 성금으로 12월 급여 중 제세공과금을 제외한 전액(835만420원)을 전달했다. 지난 11·15 포항지진 때에는 지진피해복구를 진두지휘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사비 1억16만원을 성금으로 몰래 내놨다. 2년 전에는 포항시 장학회에 사비 1억2천800만원을 기탁했다. 4년전 포항시장 취임 이후 지금까지 받은 급여를 모두 사회에 환원했다. 이 시장은 지난 2013년 해양경찰청장을 퇴임하면서 청장으로 재직했던 10개월간의 급여 7천30만원 전액을 해경 자녀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당시 퇴임식을 마친 뒤 운전기사가 자택까지 관용차로 배웅해 주는 것도 사양하고 자신의 승용차를 직접 몰고 청사를 떠난 일담은 아직까지 해양경찰관들에게 아름다운 선배의 표상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2014년 포항시장에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관용차 대신 개인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하는 등 사회 지도자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해 가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조선조 최고 부자였던 경주 최부잣집이 있다. 300여 년 이어온 최부짓집의 가훈은 벼슬을 하되 진사 이상을 하지 말고, 만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며, 흉년기에 땅을 늘리지 말고, 주변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등이다.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권세를 뽐내고, 큰집과 명품으로 온몸을 치장하며 돈 자랑을 하는 못난 위인들이 득세를 하는 세상이다. 많은 재산을 공동체와 함께하려고 애썼던 최부잣집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범으로 오늘날까지 존경을 받고 있다.

성경에 기록된 고린도전서(10장 23, 24절)에 이런 구절이 있다.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요,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이 아니니, 누구든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

전국적으로 사랑나눔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는 요즘, 우리 모두가 한번쯤 새겨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