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민들이 실제로 들이키는 미세먼지 농도가 환경부 발표보다 많게는 30% 가까이 더 짙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도 미세먼지 대책의 시급성을 보여준다. 전국에 설치된 미세 먼지 측정구가 지상에서 평균 14m 높이에 있어, 미세 먼지 심각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왔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전국 10곳 측정소 인근 지상 2m 높이에서 이동 측정 차량을 이용해 측정한 미세 먼지 농도가 측정소 농도보다 최대 28.1% 높았다고 한다. 최근 개정된 환경부 `대기오염 측정망 설치·운영 지침`에 따르면, 측정소 측정구는 사람들이 주로 숨 쉬는 높이인 1.5~10m에 설치하되 불가피한 경우에도 20m를 넘지 않도록 규정돼 있지만 2016년 말 기준 전국 264곳 측정소 가운데 198곳(75%)이 10~20m, 20곳(7.6%)은 20~30m 높이에 측정구가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의외의 소식은 최근 베이징이 미세먼지를 줄이는 `푸른하늘 전쟁`을 대대적으로 벌여 하늘이 파랗게 변했다는 점이다. 북경의 하늘이 파랗게 바뀌었는데, 서울 하늘이 그렇지 못하다면 원인은 우리에게 더 크게 있는 것은 아닌지 꼼꼼이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미세먼지를 남(중국)탓이라고 떠넘기기만 할 게 아니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