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지세가 별 모양을 닮았다하여 별 고을(星州)이라 불렸다. 산천이 맑고 수려해 일찍이 문명이 뛰어난 사람과 이름 높은 선비가 많은 고장이다. 특히 이 고장이 자랑하는 생명문화의 상징인 세종대왕자태실(국가사적 444)은 전국 명성이 있는 문화재다. 조선 초기 왕실의 안정과 번영을 기원키 위해 마련된 전국 최대 규모 태실지인 이곳에는 세종대왕자 태실 18기와 왕손인 단종 태실 등 19기가 묻혀 있다. 전국 명당만 골라 안장한다는 태실 조성 배경에 비쳐볼 때 성주는 풍수 지리적으로 좋은 곳임이 입증된다. 성주군은 북쪽의 금오산과 서쪽의 가야산을 잇는 산줄기가 겨울의 찬바람을 막아주고, 여름에는 태풍과 비를 막아 준다. 지형적으로 낙동강을 끼고 있어 습한 땅이 많아 과채류 재배가 쉽다. 참외는 50년대부터 재배돼와 50년 이상 노하우가 있는 성주의 원예농업이다. 요즘은 노지보다 비닐하우스 재배가 대부분이다.

참외는 서양의 멜론과 같은 계열이다.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멜론은 인도, 중국 등으로 옮겨지면서 참외로 분화됐을 가능성이 많다. 우리나라도 삼국시대 이전부터 재배한 기록이 있으나 지금의 노란색 참외와는 다르다. 개구리참외, 줄참외 등 다양한 재래종이 존재했지만 상품 가치가 높지 않아 지금은 대부분 없어졌다. 현재 노란 빛깔의 참외는 일본에서 건너온 품종인 은천에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성주 참외는 사실 조선 왕족의 태실보다 전국적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전국 참외 생산량의 70%가 성주 참외다. 전국 어디를 가도 만나는 참외는 성주참외다. 맛과 향이 뛰어나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다. 지난해 성주참외는 사상 처음으로 조수입(租收入) 5천억 원을 돌파했다. 2003년 2천억 돌파 이래 14년 만이다. 단일 품종으로 기록하기 힘든 성과다. 지난해 성주를 떠들썩하게 한 사드배치 충돌과 수입 농산물 홍수 속에서도 성주참외는 자랑스럽게 성장했다. 작년 10월 정식한 성주 참외가 이달초 첫 출하했다. 올해도 황금 빛 참외의 성공적 레이스가 이어지길 기원한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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