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한<br /><br />경북부
▲ 김두한 경북부

포항~울릉 간 대형 여객선 썬플라워호의 선령이 오는 2020년에 끝난다. 23년 전 황인찬(66)대아가족 회장의 획기적인 선택을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황 회장은 지난해 울릉도 관광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울릉명예군민이 됐다. 명예울릉군민이 되고도 남을 만큼 울릉도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황 회장을 빼고 울릉도 관광발전을 논할 수 없을 정도다.

황 회장은 35세 때인 지난 1987년 포항~울릉 간 여객선을 인수했다. 8년후인 43세 때에 그는 세계 최고의 연안여객선 썬플라워호를 240억 원을 들여 건조를 의뢰했고, 지난 1995년 8월15일 포항~울릉 노선에 취항시켰다. 썬플라워호의 취항은 울릉도 교통의 혁명을 가져왔다. 당시 소형 여객선은 300~400명을 싣고 포항~울릉 간을 4~6시간이나 항해야야 했다. 썬플라워호는 승객 900명을 싣고 포항~울릉 간을 2시간 50분대에 주파했기 때문이다.

지난 1994년 울릉도를 찾은 연간 관광객은 13만6천560명. 여객선 사업이 적자임에도 과감하게 최신 여객선을 교체하기도 했다. 이 덕분에 지난 1996년에는 울릉도가 고대하던 관광객 20만 명을 넘겼다. 이후 IMF체제 하에서도 썬플라워호를 운항, 15년 만에 30만 명을 넘기면서 울릉도는 전국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했다.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숙박시설이 문제가 되자 울릉읍 사동리에 대아리조트를 건설하기도 했다. 독점운항 등으로 울릉도 주민과 갈등도 많았다. 울릉도 주민들은 육지를 자유롭게 다녀야했고 선사는 흑자를 내야하는 서로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기도 했지만 울릉도 발전에 절대적인 기여를 한 것만은 사실이다.

황 회장은 “수익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사익보다 울릉군의 발전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했다. 특히 여객선 사업을 독점했기 때문에 썬플라워호라는 좋은 배를 건조했다”며 “독점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독점을 통해 얻은 이익을 울릉주민과 공유해야 한다. 적자가 나면 좋은 배를 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당시 울릉도 주민들과의 소통이 아쉬웠다. 서로 대화하고 소통했더라면 좀 더 서로 이해하고 울릉도 발전에 도움이 됐을텐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독점운항으로 주민들과 충돌도 있었지만 좋은 여객선을 건조할 수 있었다는 것을 울릉 주민들이 알아주는 것 같아 고맙다”며 “주민들이 조금이나마 이해해주는 것 같아 마음의 짐을 덜어낸 것 같다”고 했다.

썬플라워호의 수명이 다하면 이 보다 더 좋은 배를 기대하기 힘든게 현실이다. 울릉도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23년전 보다 못한 여객선을 이용해야 할지도 모른다. 황 회장의 과감한 선택이 그리워지는 때다.

울릉/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