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공연 예고 없이 취소
외지 관광객 항의 `망신살`
공연수당 다툼이 발단?
보존회 “21년 간 한 번 인상
탈춤 평가에 너무 인색”
일각선 “생업과 별도로
年 수천만원 보조 받는데”

하회탈에 가려져 있던 안동탈춤의 민낯이 드러났다.

지난 6일 부산에 사는 박모(54·여)씨는 `안동시티투어`를 통해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을 찾았지만, 하회탈춤공연이 갑자기 취소돼 관람을 못하게 되자 아쉬움을 토로했다.“하회 탈춤 공연을 보려고 안동을 찾았는데…. 못 보고 돌아가게 돼서 무척 아쉽네요.”

지난 6~7일 하회마을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몰렸던 관광객들이 헛걸음을 한 사실이 10일 뒤늦게 알려졌다.

새해 첫 주말과 휴일이었던 이날은 일원화된 요금체계 등으로 관광객들이 평소보다 많이 몰렸다. 하지만 이날 하회탈춤 상설공연이 사전 안내 없이 무산되자 하회마을 찾은 관광객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는 공연 횟수를 줄여 보조금을 삭감하려는 안동시와 지난 20여 년간 공연수당 인상 없이 공연을 감당해온 탈춤꾼들의 생계 어려움을 호소하는 하회탈춤보존회 측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보조금 집행과 사업 추진이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9일 안동시에 따르면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는 매년 시로부터 운영비 4천만 원을 포함해 국도비공모사업 등 총 5억2천400만 원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 이 보조금은 연간 정기공연과 운영비 등에 지출되고, 특별공연과 해외공연이 있으면 추가로 예산이 편성, 집행된다.

공연 회당 보조금은 인간문화재 12만5천원, 전수교육조교 11만원, 이수자 9만5천원, 전수생에게는 8만원이 지급된다. 지난해 30명의 회원 중 10여명이 각각 연간 2천만~2천600만 원까지 공연보조금을 받았다. 이 외에도 해외공연과 탈춤페스티벌 공연에 모두 참가한 회원은 연간 3천만 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은 셈이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탈춤공연과 별도로 다른 생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안동을 대표하는 하회탈춤공연이 돈벌이 창구로 전락했다는 비난과 함께 안동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민 권모(47·안동시 옥동)씨는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을 대표하는 탈춤공연을 보면서 그동안 안동사람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일로 공연을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고 일방적으로 공연을 취소해 안동의 이미지만 실추시켰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관계자는 “춤꾼들이 받는 공연수당은 21년 전 상설공연이 시작된 이후 지난 2014년 단 한 차례 5천원 인상에 그쳤다”며 “관광 인프라의 으뜸으로 손꼽히는 `하회탈춤`에 대한 인색한 평가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에 안동시 관계자는 “지난해 추진했던 개목나루 공연(10회)을 줄이고, 시책공연으로 5회 정도 필요 시 야외공연을 추진할 계획이다”며 “새해 첫 주말 공연 무산은 담당자가 바뀌면서 공모사업으로 진행되는 보조금 사업 특성상 서로 협의점을 찾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해명했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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