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으로 언급한 안동 임청각 복원 사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대통령이 언급한 이후 임청각은 문화재청장 등 각계 인사의 방문이 이어지고, 원형 복원 형태와 시기 등을 두고 전국적 관심을 모았었다. 안동시는 이와 관련, 지난해 9월 각계 인사 16명으로 구성된 `임청각 종합정비계획 수립용역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또 같은 해 11월에는 추진위 발족 후 처음으로 `임청각 복원 추진 학술대회`를 열어 임청각 정비의 기준시점과 범위를 산정했다.

임청각 복원 시점은 철도개설 이전 및 석주 이상룡 선생(1858~1932) 시대 모습으로 되돌리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고증자료로는 1910년, 1915년 등 당시 임청각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1941년도 지형도를 바탕으로 한다고 했다. 그리고 18세기 임청각 주인인 허주 이종악이 남긴 허주유고(虛舟遺稿. 1763년) 문집도 고증자료로 활용키로 했다.

본격적 복원은 2020년 중앙선 복선전철화 사업 완공에 맞춰 진행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복원사업이 마무리되면 문중과 학계의 도움을 받아 기념관도 건립해 안동을 독립운동의 성지로 알리는 노력도 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대통령이 언급한 임청각은 복원 사업을 중심으로 한 원형 복구에 대한 사실상의 밑그림이 그려진 셈이다.

안동은 최근 53년 만에 고향을 찾아온 안동 하회탈의 귀환으로 기쁨에 들떠 있다. 국내 유일의 보존탈로서 국보급의 문화재를 본향에서 볼 수 있다는 감동으로 시민들의 자긍심마저 높아져 있다. 2010년 이곳의 하회마을은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됐다. 안동은 이제 우리나라 정신문화의 중심지로서 위상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할 것이다.

안동 임청각 복원 및 정비사업이 완공이 되면 안동은 이러한 민족의 올바른 정기가 깃든 지역으로서 자존심이 또한번 높아지는 전기를 맞는다. 임청각 복원 사업은 이미 알려진 대로 문화재 원형 복원의 의미 이상을 담고 있다. 석주 선생의 정신을 제대로 알리는데 더 중요한 의미를 두고 복원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1910년 나라가 망하자 석주 선생은 독립자금 마련을 위해 임청각을 팔고 만주로 떠난다. 임청각을 판 돈으로 선생은 독립군 양성과 독립운동으로 일생을 보낸다. 나라를 되찾으려는 명문가 집안의 영욕이 담긴 역사현장의 복원이란 점에서 더 소중한 가치가 있다.

많은 국민도 지난 77년간 방치돼 왔던 수모의 현장이 명예를 되찾게 된데 대한 기대가 크다. 이제 막 출발한 임청각 복원 사업은 우리고장의 소중한 문화역사일 뿐 아니라 온 국민의 정신적 기둥이다. 이런 기대에 걸맞게 대한민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공간`이 되게 복원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