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기상청은 동계올림픽이 치러질 평창에서 `인공 눈` 실험을 했다. 당시 평창 알펜시아 일대에는 그 실험의 영향으로 오후 3시까지 인공 눈이 내렸다고 한다. 문명의 발달과정에서 인간이 극복한 자연현상은 헤아리지 못할 만큼 많다. 앞으로도 과학이란 이름으로 인간은 자연에 대한 도전과 극복을 계속 해 나갈 것이다.

1946년 미국은 인공강우 실험에 성공했다. 비용이 많이 들어 아직까지 실용화 단계에 이르지 않았으나 몇몇 나라에서는 곧 실용화 될 것이란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우리나라 기상청이 인공적으로 비를 뿌려 미세먼지를 줄이는 실험을 했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이른바 `강수커튼`을 만드는 방안 연구다. 인공 비는 구름 속에 비행기를 띄워 염화칼슘 등을 뿌리면 구름 속 물방울이 뭉쳐져 무거워지면서 비를 내리게 하는 현상이다. 기상청의 이런 실험은 성과에 따라 정부차원으로 확대된다. 기상청은 이보다 앞선 2010년도에도 같은 실험을 했다. 우리나라도 인공 비의 실용화 단계가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대구경북의 겨울 가뭄이 심각하다. 사상 유례없는 긴 가뭄으로 식수난마저 우려된다고 한다. 대구와 경산, 청도, 영천 주민의 식수원인 청도 운문댐의 경우 연일 역대 최저 수준을 갱신하고 있다. 지난해 운문댐 일원의 강수량이 평년의 48%에 그쳤다. 우수기까지 아직 많은 시일이 남아 더 걱정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농업을 주산업으로 살아온 민족이다. 따라서 비에 대한 관심이 유별나게 컸다. 계절적으로도 장마철에만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기 때문에 모내기철에 비가 오지 않으면 1년 농사를 망치기 일쑤였다. 저수지 등 수리시설 확충사업이 유난히 많았던 것도 천수답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왕이 직접 기우제에 나서는 일도 많았다. 왕의 기우제 참가에도 비가 오지 않으면 왕과 백관들이 근신에 들어가는 등 가뭄을 국난으로 인식했다. 단비가 그리운 지금, 인공 비 개발 소식이 더욱 절박하게 들린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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