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생산현장 근로자수 813명 줄어
올해도 최저임금 등 영향 취업난 이어질 듯

수년동안 극심한 철강불황이 닥치면서 포항철강공단 업체의 생산현장 근로자수가 급감하고 있다. 여기에다 기업마다 퇴직자를 늘리는 반면 신규 채용은 하지않아 기업 인력규모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이러다보니 청년실업자는 넘쳐나는데 사람을 뽑겠다는 기업은 없어 구직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9일 포항철강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공단내 근로자수는 총 1만4천582명(남 1만3천724명·여 848명)으로 지난 2016년(1만4천789명) 대비 233명이 줄었다. 더욱이 2016년의 경우 전년도 대비 580명이나 감소해 최근 2년 동안 무려 813명이 직장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같은 이·퇴직화 현상이 개선되기 보다는 갈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는 점이다. 신규 채용은 하지 않는데 퇴직자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포항철강공단업체는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여파 등으로 해고, 명퇴, 구조조정 등 고삐를 바짝 죌 것으로 보인다.

◇취업 경쟁률 100대 1 `바늘구멍`

포항철강공단 1단지 내 H사의 경우 지난해 포항공장에서 근무할 생산현장직 3~5명을 채용하는데 응시자수가 무려 2천여명에 달했다는 것. 이 회사 인사팀 관계자는 “포항공장만 신규 채용을 하는데도 이렇게 많은 응시자들이 지원할 줄은 몰랐다”면서 “심각한 청년실업난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공단 내 또다른 J사의 경우 지난해 초 현장직 3명을 모집하는데 346명이 응시해 115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서류심사로 290여명을 1차로 추려낸 뒤 30명을 선발했다. 최종 면접에서 27명을 탈락시키고 최종 3명만 뽑았다. 이 회사는 모집공고를 내면서 그동안 최종 학력을 고졸로 제한하던 것을 대졸자까지 범위를 넓혀 뽑기로 회사규정과 제도를 변경했다. 응시접수자의 80~90%가 대졸 출신이었다.

P사의 경우 지난해 5월 고졸 출신 모집에 100대의 1의 경쟁률을 보였고, 공단 내 규모가 작은 또 다른 P사는 현장직 2명을 뽑는데 응시접수자가 100여명 가까이 몰렸다. 또 다른 B사의 경우 1명을 뽑는데 40~50명이 몰리는 등 경쟁률이 치열하다.

◇구인 인원 감소폭 10년만에 최고

올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앞둔 지난해 12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신규 구인(求人) 건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자영업자 사이에선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있는 직원도 내보내야 할 지경”이라는 아우성이 나오고 있어, 최저임금 인상이 당분간 고용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취업 정보 사이트인 워크넷에 지난달 등록된 신규 구인 인원은 전년도 같은 기간(25만1천107명)에 비해 17.1% 감소한 20만8천102명에 그쳤다. 12월 감소율로는 지난 2007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워크넷은 고용부 고용센터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등록된 구인·구직 정보를 취합해 매월 통계를 발표한다.

신규 구인 인원은 지난해 10월 14.9% 감소를 시작으로 지난해 12월까지 3개월 연속 줄었다. 구인 인원이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14년 5~8월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이처럼 구인 건수가 감소한 것은 올해 1월 최저임금 16.4% 인상을 앞두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인건비 부담을 우려해 자구책 차원에서 취한 조치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명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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