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5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기획된 `포항몽땅 할인전 다함께 세일 퐝퐝퐝`이 당초 기대와 달리 형식에 그치면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참여업체부터 극소수이고, 혜택 품목도 제한됨에 따라 지역민들에게 별 효용이 없는 전시행정이라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오는 2월 11일까지로 예정된 행사가 좀 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대폭 개선돼야 할 것이라는 여론이다.

`다함께 세일 퐝퐝퐝`은 지난해 포항 지진 이후 침체에 빠질 위기에 처한 포항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포항시 등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그랜드 바겐세일형 소비촉진운동이다. 하지만 본지가 중간 점검을 한 결과 참여업체가 고작 6% 내외에 그치는 등 참여율이 한 자릿수에 머무는데다가 구매할만한 품목도 많지 않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물품 가격을 10% 할인판매하면서 침체된 소비를 활성화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이 행사는 참여업소에 한해 포항시가 홈페이지 등에 해당업소를 소개해준다. 그러나 실제 캠페인에 참여하는 업소는 고작 2천300여 곳으로서 포항시 소상공인 3만5천여 개 업소 중 6.57% 수준이다. 초기 읍면동별로 접수한 신청 숫자에서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는 상인들 사이에 `우리만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다수의 상인들은 같은 지진피해민인데도 자기들에게 일체의 지원도 없이 손해만 감수하라고 하는 캠페인 자체를 마뜩치 않아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순이익이 몇 푼 남지도 않는 소상공인들이 땅 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닌데 할인까지 하라고 하는 것은 상인들만 두 번 죽이는 처사라고 반발하기도 한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시들하다. 참여업소 기준을 `한 품목 이상`으로 설정하면서 하나마나한 캠페인으로 흘렀다는 지적조차 나온다. 시민들이 잘 찾지도 않는 상품 하나를 할인품목으로 지정할 경우 소비자들에게는 별반 혜택이 돌아갈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카페에서 커피가 아닌 주변 소품을 할인한다거나, 빵집에서 빵이 아닌 샴페인을 할인해주는 등 `포항 대 바겐세일`이란 허울뿐인 캠페인에 그치고 있다는 불만이다.

소비촉진을 위해 3억5천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해 실시하고 있는 캠페인이 실제 시민들의 소비패턴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은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보완책을 찾아야 한다. 당초의 기획에서부터 상인들과 소비자들이 다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윈-윈(Win-Win)의 정밀한 대책을 찾아내지 못했던 허술한 행사를 그냥 밀고나가서는 안 된다. 고작 2명의 공무원만 투입된 인력부족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악마는 디테일(detail)에 있다`는 격언을 다시 한 번 상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