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다 자신, 미래보다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족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도 하루가 다르게 바뀐다. 욜로족은 우선 가성비를 먼저 따진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의 준말로 소비자가 지급한 가격에 비해 제품 성능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큰 효용을 주는지를 나타낸다. 경기불황과 저성장이 계속되면서 가성비가 선택에 중요한 기준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항공권·숙박권 판매 어플리케이션이 인기인 것도 여기서 비롯된다. 사표 내고 세계일주를 떠나거나 고가 자전거를 구입하고, 전세집을 꾸미는 요즘 세대들의 소비행태는 욜로족의 전형이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가성비가 아닌 `가심비`가 주목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가심비는 가격대 마음 비율을 가리킨다. 가격 대비 소비행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마음의 만족감을 나타내는 말이다. 즉, 가심비를 추구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구입했을 때 만족하고 안심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구매의사 결정이 이뤄진다는 뜻이다. 이런 소비성향은 지난해 불거졌던 살충제 계란 파동, 발암물질이 포함된 생리대 논란 등 위생도구 및 식품에 유해물질 포함 등과 같은 사안이 발생했을 때 두드러진다. 또 나에게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라도 평소 좋아하는 캐릭터나 취매생활 관련 상품을 구입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거나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해 마련된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가 증가하고 있다. 가심비 위주 소비는 저성장 시대의 그늘이라는 분석과 함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한 소비자의 선택이라는 해석도 있다. 기업들은 불신, 불안, 불황이란 `3不(불)시대`를 뛰어넘기 위해 가심비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감동으로 확대되는 기업들의 마케팅이야 일견 당연하다.

다만 가성비와 가심비를 넘나드는 소비자들의 진화에 얼마나 재빨리 적응해나갈수 있을지가 기업의 성적을 좌우하는 형편이고 보면 가심비 논란도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게 지나쳐 일어나는 현대사회의 폭주는 아닐까 걱정이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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