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그림 그리는 최순호號, 새 시즌 구상
R리그 포함 22명 신입 선수 스쿼드에 추가

▲ 포항스틸러스 2018시즌 선수단이 시무식 후 단체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포항스틸러스 제공

2년 연속 하위스플릿의 치욕을 겪으며 `명가`의 자존심을 구긴 포항스틸러스가 새 시즌 구상을 알차게 진행하고 있다.

포항은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관심사로 떠오른 핵심자원들의 이적이 현실화되고 말았다.

우선 지난 시즌 도움 1위에 오르며 기량이 만개했다는 평가를 받은 손준호(25)가 전북 현대로 전격 이적했고, 19득점으로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에 오른 양동현은 새로운 도전을 위해 J리그 세레소 오사카행을 선택했다.

브라질 용병 3인방 중 지난 시즌 팀내 최다 공격포인트(17득점, 4도움)를 기록하며 양동현, 손준호와 함께 공격진을 이끌었던 룰리냐(27)는 UAE리그 알 샤르자로 이적했고, 시즌 중반에 단기 임대돼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완델손(28)은 `제철가 형제`전남드래곤즈로 또 한 번 임대됐다.

파워넘치는 수비형 미드필더 무랄랴(24) 역시 원 소속팀인 플라멩구와 계약이 만료돼 새로운 팀을 찾고 있다.

군 입대 전 재계약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심동운(27)은 팀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내며 3년 재계약을 체결한 후 상주 상무에 입대했다.

이밖에도 미드필더 서보민(27)과 오창현(24)이 성남으로, 골키퍼 김진영(25)이 대전으로 팀을 옮겼다.

포항은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난 6일 계약을 완료한 브라질 출신 윙포워드 제테르손(26)을 포함 7일 현재까지 총 22명의 신입 선수를 스쿼드에 추가했다.

물론 최근 U-23 국가대표에 선발된 이근호(22) 등 12명의 신인을 대거 영입한 것은 2018시즌 2군리그인 R리그에 새롭게 참가하는 것에 대비한 선수단 확장 차원의 영입이었으나 이들을 제외하더라도 영입선수 10명은 결코 적지 않은 숫자라 할 수 있다.

최순호 포항 감독은 지난 시즌 얇은 선수층으로 인해 더블 스쿼드는 커녕 베스트 11을 내세우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던 아픔을 새 시즌에는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선수 영입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최 감독과 포항 구단의 노력은 이적시장에서 고스란히 성과로 이어졌다.

우선 광주FC의 토종 미드필더 듀오 송승민(25)과 김민혁(25)을 나란히 입단시켰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각 38경기, 34경기를 출전하며 광주의 핵심전력으로 활약했으나 소속팀이 최하위로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되면서 타팀들의 영입대상에 올랐다.

포항은 영입경쟁팀들보다 한 발짝 더 빠르게 움직여 두 선수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앞서 언급된 무랄랴를 포함, 황지수(36), 이승희(29) 등 가용자원이 모두 빠져나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올리버 보자니치(29)와 이후권(27)이 새롭게 영입됐다.

호주 국가대표 출신 보자니치는 왼발을 주로 사용하며 정확한 킥을 구사하는 선수로 호주 A리그는 물론, 잉글랜드, 일본 리그까지 경험했다.

포항이 고향인 이후권은 2013시즌 부천FC에서 데뷔한 후 군복무까지 마쳤으며 좌우 풀백도 소화할 만큼 스피드가 빠르고 활동량이 많은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시즌 성남FC에서 김두현, 오장은 등 쟁쟁한 미드필더들과의 주전 경쟁을 이겨낼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손준호와 룰리냐가 빠진 중앙 및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는 앞서 언급된 김민혁과 함께 다양한 선수들이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우선 기존 자원으로는 지난 시즌 중반 팀에 복귀한 김승대(26)가 있다.

김승대는 중국리그로 이적하기 전 K리그 최고의 라인브레이커라는 별명을 얻으며 2014시즌 10득점 2도움, 2015시즌 8득점 3도움으로 맹활약 한 바 있다.

지난 시즌 중반 팀에 합류한 이후 기대감을 높였으나 `VAR 파동`으로 7경기 출장정지를 당하며 제대로 활약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 만큼 새시즌을 앞두고 절치부심하고 있다.

지난 시즌 경남FC에 임대돼 `10-10클럽`(10득점, 10도움)에 가입하며 팀의 K리그 클래식 승격을 이끈 정원진(23)도 기대되는 자원이다.

정원진은 포항시절 주로 윙어로 활약했으나 경남으로 둥지를 옮긴 뒤 주로 중앙에서 활약하며 기량을 꽃피웠다.

올시즌 포항에서도 윙어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인 중앙 자원으로 활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새롭게 영입된 김현솔(26)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

김현솔은 파라과이에서 태어나 유년시절 브라질에서 축구를 배우며 성장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로 마치 브라질 선수와 같은 뛰어난 기술을 지니고 있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유형의 선수다.

양동현의 공백이 눈에 띄는 스트라이커 자리는 브라질 1부리그 출신 가말류(31)로 대체한다.

가말류는 188cm, 87kg의 강력한 체격조건을 지닌 공격수로 강력한 헤더와 함께 볼간수 능력, 동료와의 연계플레이 등도 뛰어나 공격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김광석과 짝을 이룰 중앙수비수 알레망(31), 이들을 뒷받침할 하창래(23), 강현무(22)와 주전 골키퍼를 놓고 경쟁할 류원우(27) 등도 포항이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영입한 선수들이다.

한편, 포항 선수단은 지난시즌 종료 후 한 달 여 동안 가진 긴 휴식을 마치고 지난 4일부터 송라클럽하우스에서 팀훈련을 재개했다.

선수단은 오는 11일 태국 방콕으로 출국해 26일까지 1차 전지훈련, 오는 30일부터 2월 14일까지 제주 서귀포에서 2차 전지훈련을 갖는다.

/박동혁기자

    박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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