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규열<br /><br />한동대 교수·언론정보문화학부
▲ 장규열 한동대 교수·언론정보문화학부

2018년이 시작되었다. 높은 기대로 시작하는 새 한 해에 모든 이들이 바라는 대로 꿈과 희망을 실현하게 되기를 기원해 본다. 많은 것들이 더욱 발전하고 개발되어 우리들의 삶이 편리하여 지고 풍성해 졌지만, 생각 밖으로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각박하여 지고 다툼과 갈등이 늘어가며 공동체적 일체감이 옅어져 간다는 지적이 함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는 사회문화적으로 여러 까닭들이 있겠지만, 현대 디지털 문명이 가져다 준 그림자 한 자락이 특별히 눈에 띈다.

디지털, 온라인, 사이버 공간으로 불리는 인터넷 세상은 모두에게 세상을 한 순간에 바라보는 창을 제공하였다. 그것도 이제는 모든 이들의 손 위에 들린 전화기 위에서 가능하게 되어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이처럼 문명의 이기와 함께 다가온 새로운 지평에 치명적인 약점 한 가지가 발견되는 것이다. 글을 몰라 읽을 줄 몰랐던 문맹(Illiteracy)의 세상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가 되었지만, 글은 모두 읽을 줄 알지만 더 이상 읽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고 한다. 한국말로는 아직 뚜렷하게 새길 표현조차 없는 Aliteracy. 정보의 홍수라고는 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책을 읽지 않는다. 무엇이든 인터넷 공간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독서`는 이제 구시대적 생각 쯤으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많이 알고 있는 듯 하지만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일들이 빈번히 발생하는 것이다.

자연히 생각의 지평은 그리 멀리 바라보지 않으며, 상상의 차원이 또한 그리 높지 못하다. 교육은 백년대계라면서 고작해야 다음 세대를 아직도 대학입시 경쟁에나 몰아넣고 있으며, 정치권의 이슈와 담론은 날마다 벌이는 말다툼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제 우리는 교육의 현장에서 학생들이 보다 멀리 바라보고 오늘보다 높은 생각을 키우며 무엇이든 깊게 이해하고 실제 문제를 해결해 낼 수 있도록 길러야 할 것이다. 정치의 현장에서 사회와 나라의 미래를 더욱 멀리 가늠하고 높은 이상을 토대로 법과 정책을 만들며 깊고 정교한 분석에 기초한 정치활동을 기대하는 것이다.

세상은 저렇게 넓고 할 일은 참으로 많은데 우리의 교육은 언제까지 나만의 성공에만 집착하도록 다음 세대를 기를 것인가. 좋은 대학에 가야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과 세상을 함께 일으키는 일에 보람을 찾는 폭넓은 인성을 길러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정치는 언제까지 정당 이기주의에만 몰입하여 하염없는 논쟁과 다툼에만 머무를 것인가. 보다 높은 인식과 보다 치밀한 분석으로 국민을 위하여 일하는 정치인을 우리는 언제나 만날 것인가. 지난 한 해 격동의 시간을 통하여 변화의 기틀을 놓았다면, 올 한 해는 모두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키우고 현실감있는 실천에 이르도록 우리 사회가 변화하여 가기를 바란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세상을 품고 이웃을 돌아보는 교육을 받아야 할 것이며, 정치는 정당의 이해를 넘어 너른 지평을 향하여 나아가는 진정한 개혁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실천적 변화를 위하여 이미 우리에게 와 있는 디지털문명도 효율적으로 잘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앞에서 지적한 디지털 세상의 위험요소에 착안하여, 보다 멀리 바라보고 더욱 높게 꿈꾸며 한층 깊이 생각하기 위하여 관심 분야에 따라 `책읽기`에도 관심을 두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멀리 바라보지 않고는 이기적 욕심에 빠지기 쉽고, 높은 꿈을 꾸지 않으면 날마다의 질곡에서 헤어나기 어려우며, 깊게 생각하지 못하면 의미있는 일을 해 내지 못할 것이다. 지난 해가 우리에게 가져다 주었던 희망의 불씨를 더욱 살려 내어, 실수없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하여 올 한 해에는 새로운 다짐을 해야 할 것이다.

멀리 보고 높은 꿈을 꾸며 깊게 생각하는 지역이 되고 나라가 되어, 진정으로 새로운 교육과 기대높은 정치의 싹을 키우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