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에 가고 싶다` 시집 출간
이재호 詩·김태식 사진 묶어

사찰과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각종 불교유물을 찍은 사진에 때론 수수하고, 때로는 미려한 문장이 더해진 한 권의 책이 출간돼 종교인만이 아닌 일반 독자들 사이에서 화제다.

언론사에서 문화재 전문기자로 이름을 높인 김태식 씨가 찍은 사진에 작가 이재호 씨의 문장이 더해진 시집이 출간된 것.

시집 `화엄사에 가고 싶다`는 국보 76호인 화엄사 각황전을 비롯해 전국의 사찰과 문화재를 주제로 독특한 형식과 내용의 담은 시집이다. 보통의 시집보다 훨씬 더 두툼한 347페이지의 외형으로도 눈길을 끈다.

“책의 두께와 사찰이라는 특별한 배경 때문에 딱딱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지만, 문화재에 대한 사랑과 이별의 정서 등이 담겨 독자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출판사가 전하는 말이다.

책을 접한 한 독자는 “각각의 사찰이 지닌 고유한 분위기와 풍광을 멋들어지게 담아낸 김태식 씨의 사진은 햇살 따스한 절에 가서 마음의 양식이 되는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고 평가했다.

이번 책 `화엄사에 가고 싶다`를 펴낸 이재호 씨는 7~8년간 전국 사찰의 문화재 답사를 다녔고, 절간 마루에 조용히 앉아 오래 고민한 문장을 시로 만들어냈다. 그 시를 통해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알려줌으로써 사람들이 문화재를 친숙하게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책을 접한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은 “이재호의 시는 시가 아니다. 말 그대로 일상이고 삶의 행적이다. 시라는 형식이 있지만 그것을 비켜나가는 것이 그의 장점이다. 이재호의 글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쉼표 하나가 마음에 찍힐 것 같다”는 말로 출간을 격려했다.

충남 홍성에서 태어난 이재호 씨는 희곡 `세익스피어 바로알기`와 `네 죄를 알렸다` 등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했고, `사인사색` `욕망의 덫` `세빌리아 이발사의 모자` `슬픈 인연` `마송리 사람들 1·2·3` `궁상` 등의 작품을 썼다.

김태식 씨는 경북 김천 출생으로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고, 1993년 연합통신(현 연합뉴스)에 입사해 약 20여 년간 문화재와 학술 관련 분야를 취재했다. 그는 `풍납토성 500년 백제를 깨우다` `화랑세기 또 하나의 신라` 등의 저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힘을 모아 한국 사찰의 아름다움을 알린 김태식 씨와 이재호 씨는 “문화재는 아름다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문화재가 우리들의 삶 속에서 한 편의 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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