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악 지진 아픔 딛고 희망의 질주를 시작하다
44.1㎞, 1조272억 투입
월포~장사~강구~영덕역
34분 소요 매일 14회 운행
동해안권 관광 수요 분담

▲ 포항~삼척 동해선 철도의 1단계 구간인 `포항~영덕` 구간이 이달 개통을 앞두고 교통 오지라는 오명을 벗어던질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시험운행의 모습. /경북매일신문 DB

무술년 새해가 동해 어둠을 헤치고 힘차게 출발했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지진의 아픔을 겪었던 포항. 지진의 폐허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 나선다. 새해 벽두에 동해선 열차가 지진현장을 힘차게 달리며 재기의 기적소리를 울린다.

철도 불모지이자 그간 불편한 교통으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왔던 경북 동해안. 그중에서도 포항~삼척 동해선 철도의 1단계 구간인 `포항~영덕` 구간이 이달 개통을 앞두고 교통 오지라는 오명을 벗어던질 준비를 하고 있다.

44.1㎞의 길이에 1조272억원이 투입된 포항~영덕 구간은 포항역을 지나 월포역·장사역·강구역·영덕역 4곳이 새로 지어졌다. 열차를 이용할 경우 기존 자동차로 1시간 내외로 걸리던 포항과 영덕의 이동 시간이 34분으로 크게 단축된다. 매일 14회(하행 7회, 상행 7회)가 운행될 예정으로, 14회 중 13회(하행6, 상행7)는 포항역에서 환승이 가능하도록 계획됐다.

주목할 점은 이곳에 적용된 다수의 신기술과 공법.

기존 두부보강방법에 비해 시공이 빠르고 현장여건에 따른 대처능력이 우수하며 내진 등 구조적 성능 및 허용내력이 뛰어난 `강관말뚝 두부보강(건설 신기술 제307호)`은 물론, 기존 낙석방지울타리에 비해 충격흡수능력이 향상되고 경제성 및 유지관리가 용이한 `개량낙석방지책(건설 신기술 제361호)`이 눈길을 끈다. 이 외에도 터널굴착 시 유입수가 많고 안정성이 우려되는 구간에 차수효과 및 2중관에 의한 보강강성이 우수한 `강관우레탄(TAS)공법(특허 제0476601호)` 등 안전 향상과 관련해 많은 신기술과 특허가 적용됐다.

역사건물 역시 지역의 특징을 반영한 설계가 개성을 나타내고 있다.

포항시 청하면 월포리에 자리잡은 월포역은 포항의 바다풍경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형태의 디자인으로 물 위에 떠있는 달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역사 711.15㎡(1층), 연결통로 253.96㎡, 홈지붕 1천360㎡(1홈 2선)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일일 수송수요는 720명(피크시 51명/시, 2030년기준)이다.

월포역 북쪽으로 자리잡은 장사역은 국내 최초이자 최대규모의 화석박물관이 있는 영덕군 남정면에 건설되는 역사로 단층이 있는 화석의 모습을 본떴다. 열차승무원이 여객을 취급하는 무배치간이역으로, 역사 220.57㎡(1층), 연결통로 230.28㎡, 홈지붕 805㎡(1홈 2선)의 시설규모로 일일 수송수요는 65명(피크시 6명/시, 2030년기준)이다.

장사역을 지나면 영덕군 강구면에 역사 644.12㎡(1층), 연결통로 272.55㎡, 홈지붕 1천190㎡(1홈 1선) 규모의 강구역이 모습을 드러낸다. 일일 수송수요 303명(피크시 21명/시, 2030년기준)인 강구역은 강(오십천)의 입구에 위치한 `강구(江口)`의 지역성을 반영하여 구불거리는 강의 물결을 형상화했다.

일일 수송수요 646명(피크시 46명/시, 2030년기준)인 영덕역은 영덕의 고래불 해수욕장을 형상화해 영덕을 품어안은 형태로 표현됐다. 영덕읍 중앙길 269번지 일원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역사 3천388.09㎡(2층), 승무동 201.58㎡, 연결통로 733.78㎡, 홈지붕 2천720㎡(2홈 6선), 주차장 99대 등 역사 규모가 신규역 중에서 가장 크다.

이들 역사의 개통으로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국가철도망 확충 및 국토의 균형발전 △동해안권 관광수요 조기분담 △KTX노선과 연계를 통한 고속철도 수혜지역 확대로 투자효과 극대화 △세계적인 동아시아 물류·관광 거점지를 위한 초석 등의 사업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효과와 장점 속에서도 아쉬운 점은 있다. 단선 비전철로 건설돼 설계속도가 150km/h에 불과하다는 점과 열차가 무궁화호 RDC동차라는 것.

특히 무궁화호 RDC동차는 디젤동차형 무궁화호로 통근열차(CDC동차)를 개조해 등급을 무궁화호로 조정해 운행하고 있는 열차기 때문에, 신규 노선에 환경오염 우려가 있는 구식 디젤열차를 투입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있다.

그러나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동해안 주민 대부분은 올해 1월 중 열차가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지역의 모습과 일상이 송두리째 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희진 영덕군수 역시 신년사에서 “포항~영덕을 잇는 동해선 철도 준공과 포항~영덕 간 고속도로 착공은 동해안 관광중심도시를 넘어 유라시아 철도시대로 비상하기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로 지역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