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측, 상부에 사고발생 보고한 것이 외부 유출
使 “사전 협의없이 공개해 회사 이미지만 실추”

▲ 지난달 29일 언론에 공개된 현대제철 포항공장 전기로 폭발사고 당시 영상 화면.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후 5시께 현대제철 포항공장 전기로에서 발생한 폭발사고 영상물이 내부 승인도 거치지 않은채 무단으로 외부에 유출돼 회사측이 발끈하고 있다.

특히 회사에서 발생한 사고 영상은 반드시 사내 안전팀이나 관리부서의 사전 승인을 거친 뒤 외부에 공개하도록 돼 있는 내부지침이 무시된 것이어서 내부조직 기강에도 상당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회사 측이 발끈하는 이유는 사고 당시 전기로 작업현장 내에 설치돼 있는 CCTV 영상물을 관리하는 직원이 내부 승인도 얻지 않은채 외부 언론사 등에 무단으로 유출한 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로 등의 생산현장 CCTV 영상물은 제조기술상의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점을 차단하기 위해 외부로 공개할 경우 반드시 내부 해당부서의 승인을 거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회사내 고위 임원에게 보고조차 안된 영상물이 외부로 유출된 것이다.

그런데 폭발사고 영상물의 외부 유출을 두고 회사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분분하다. 회사측에 따르면 최초 CCTV 영상물을 유출한 현장 직원이 노조(민노총) 소속으로 상부기관 보고차원에서 제공한 것이 외부로 유출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아무리 소속 노조의 상부기관에 보고하는 것이지만 회사의 중대 사안인만큼 당시 사측과 반드시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도 노조측이 이를 무시했다고 반박했다.

이는 그동안 임단협 협상 등을 놓고 노사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과 소통부재가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노조 측은 현장 노동자가 부상한 문제인만큼 사측과 일일히 협의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인 반면, 사측은 폭발사고 같은 회사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는 중대 사안은 사전에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노조 측이 사측을 우습게 봤기 때문에 초래된 일이다.

이번 폭발사고로 계약직 직원 1명이 2도 화상을 입는데 그쳤지만 폭발 당시 CCTV 영상물이 언론 등에 여과없이 그대로 방영되면서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이미지는 크게 실추됐다. 최근 당진공장의 사망사고와 맞물리면서 안전사고 다발공장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된 것이다.

포스코의 경우 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안은 홍보실(행정섭외그룹)을 거쳐 외부에 공개하도록 돼 있다. 심지어 작업현장에서 발생한 사소한 일도 일일히 홍보실을 거쳐 외부 공개여부를 결정하는 등 엄격하게 다루고 있다.

이번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전기로 폭발 CCTV 영상물 외부 유출은 회사 내부 홍보·관리조직 체계의 허술함과 부실에서 초래된 것이다. 또 내부 규정을 무시한 노조측에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

이번 사태로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노사간 신뢰회복이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명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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