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경북 상류층 주택
사랑채·안채 분리되는
건축적 특징 잘 보존돼

17세기 지어진 영양군의 영양 한양조씨 종택<사진> 이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최근 17세기 경북 지역의 건축적 특징이 잘 남아 있는 영양 한양조씨 사월 종택을 국가민속문화재 제294호로 지정했다.

이 고택은 영양에 입향한 한양조씨 조원의 손자인 사월(沙月) 조임(1573~1644)이 1602년에 건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쪽의 뒤편 야산을 배경으로 남쪽으로는 반변천(半邊川)과 앞쪽에 하천과 농경지가 펼쳐져 있는 배산임수 지형에 세워졌다.

고택은`ㅁ`자형 본채와 왼쪽의 방앗간채, 오른쪽 뒷면에 별도의 영역을 이룬 사당으로 구성된다.

주목할 점은 본채는 경북지역 상류 주택의 보편적인 특징으로 보이는`ㅁ`자형의 공간구성을 취하고 있으나 사랑채는 `ㅁ`자형의 바깥에 자리한 점이다.

이는 사랑채가 안채로부터 분리돼 가는 과도기적인 모습으로 17세기 경북 지역의 중요한 건축적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영덕 충효당 종택(국가민속문화재 제168호), 영덕 무안박씨 무의공파 종택(국가민속문화재 제286호) 등에서도 사랑채가 분리된 유사한 공간구성을 볼 수 있는데, 조선 중기 성리학적 질서가 자리를 잡으며 남성의 활동공간인 사랑채가 분리되는 변화과정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는 안동문화권의 `ㅁ`자 가옥 중에서도 독특한 평면 형태다.

또한 한양조씨 사월종가 가문이 영덕 지방의 가문들과 혼인으로 연결된 점을 미뤄 볼 때, 주택의 평면형태가 지역적인 특징과 더불어 혼인 관계에도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양조씨 사월 종택은 18~19세기에 지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건립 연대가 이르고, 건립과 중수에 대한 내용을 담은 문헌과 편액이 남아 있으며, 중요한 제례가 그대로 전승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조임의 사월문집 책판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한국의 유교책판`에 포함돼 있기도 하다.

/윤희정기자

영양/장유수기자

    장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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