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주 한동대 교수
▲ 김학주 한동대 교수

`골디락스(Goldilocks)`라는 말은 `너무 뜨겁지도, 그렇다고 너무 차갑지도 않은, 딱 적당한 상태`를 가리킨다. 경제에서는 회복 초기에 아직 인플레로 과열되지 않아 자산가격도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는 상황을 지칭한다. 2017년이 그랬다. 역사적으로 증시의 변동성은 최저로 낮아졌다. 이렇게 조용한 가운데 코스피 지수는 22% 올랐다. 위험대비 수익률 차원에서 투자자들은 사상최고의 한 해를 즐긴 셈이다.

증시의 변동성을 떨어뜨리는 구조적인 이유로 두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은퇴한 노인들이 정기적 급여를 줄 수 있는 금융자산을 사고 있다. 둘째, 인간이 기계에게 직업을 빼앗기고 있다. 그럴수록 인건비가 낮아지고 인플레 부담이 사라진다. 이런 두가지 요인들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그런데 2017년의 반등은 원자재 가격 회복으로 인한 영향이 컸다. 이 부분이 지속될 수 있을까? 어려워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민주당 지도자들은 경제의 지속성(sustainability)에 중점을 두었고, 그 결과 친환경 저성장을 선택했다. 이로 인해 2014년 하반기부터 2015년까지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폭락했다.

문제는 지금의 경제가 원자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자 세계경제는 쇼크의 조짐을 보였고 이것이 힐러리 클린턴이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진 이유라고 설명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6년부터 원자재 가격 회복을 위해 노력했고, 2017년은 그로 인해 세계경제가 다시 편해지는 시기였을 뿐이다.

원자재 가격은 반등했을 뿐 추세적 상승을 통해 구경제의 번영을 가져오기는 불가능하다. 점점 원자재를 덜 소모하는 경제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석유의 경우 OPEC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우버(Uber)와 같은 자동차 공유 플랫폼이다. 굳이 자동차를 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필요할 때 쉽게 빌릴 수 있다면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장거리 이동시 전기를 사용하는 철도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자동차 공유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서울에서 부산으로 갈 때 쉽게 차를 빌려 서울역으로 가서 KTX를 타고 부산에 도착한 다음 다시 목적지까지 쉽게 차를 빌려 갈 수 있다. 괄목할만한 변화는 세계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들이 자동차 공유 플랫폼으로의 변신을 위한 시장에 뛰어 들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과 사우디는 2017년 석탄과 석유의 감산을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감산은 그들 재정에 고통을 주지만 가격상승 폭이 그들을 더 편하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향후 가격상승이 이어지지 않을 경우 감산의 고통을 이겨내기 쉽지 않다.

한편 그 동안의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부작용이 시차를 두고 올해 나타날 것이다. 바로 비용상승 인플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에 불과하지만 이는 정부에 의해 조작된 숫자다. 중국 생산자 물가 상승률은 5.8%를 넘어섰고, 이는 세계로 수출될 것이다. 과거 중국의 농촌인구가 도시로 이동하며 저임금을 유지해 주었으나 이 효과도 이제 거의 마무리되었다.

이런 인플레 압력은 증시 자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통화정책의 잦은 변경을 초래할 수 있다. 그 결과 올해 증시는 상승여력이 제한적인 반면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필요한 투자 전략은 첫째, 긴 안목을 갖는 것이다. 이럴 때 단기적인 환경변화를 쫓아 다니며 `백전백패`하는 경우를 무수히 보았다. 우선 길게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을 찾아야 한다. 또 왜 투자했는지 이유를 적어 놓고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 자신이 잘 아는 투자대상을 선택하여 최저가격(entry price)과 최고가격(exit price)을 정한 후 가격이 최저수준에 근접할수록 매집하고, 최고수준에 도달할수록 매도하는 것(range trading)도 효과적인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