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것은

아무리 모진 비바람이 삼킨 어둠이어도

바위 속보다도 어두운 밤이어도

그 어둠 그 밤을 새워서 지키는 일이다.

훤한 새벽 햇살이 퍼질 때까지

그 햇살을 뚫고 마침내 새 과목이

샘물 같은 그런 빛 뿌리면서 솟을 때까지

지키는 일이다.

지켜보는 일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전봉건 詩 `사랑` 中>

사상초유의 강진이 전국을 충격과 공포에 빠지게 한 2017년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기자이기 전에 지진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포항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호미곶 `상생의 손` 앞에서 서로 북돋우며 함께 살아가자는 상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봅니다. 땅이 흔들리는 순간 삶도 흔들렸고 일상은 무너졌습니다. 하지만, 지진과 여진의 공포 속에서도 따스한 손길은 우리 곁에 다가왔습니다. 저금통을 든 고사리손에서부터 평생 모은 전 재산을 가지고 고통 받는 사람들 곁으로 온 이웃들, 생업을 미루어 두고 한걸음에 달려와 이재민을 돌보고 피해현장 복구에 나선 자원봉사자들. 그들이 바로 `상생의 손`이었습니다. 지진으로 인한 상처는 아직 온전히 아물지 않았지만, 포항을 향한 수많은 상생의 손길이 있기에 다시 희망을 품고 새로운 아침을 기다립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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