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광풍이 불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지난 8일 1비트코인이 2천499만원을 기록했다가 이틀 뒤 정부의 규제 검토 소식이 나오자 1천541만원으로 폭락했다. 비트코인은 올해에만 약 20배 상승하며 암호화폐 신드롬을 주도했다. 비트코인이란 가상화폐로서 금과 같이 발행량의 한계와 교환가치를 지닌 일종의 화폐다. 국가의 화폐 통제권에서 벗어나고자 가상화폐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가상화폐는 2009년도에 비트코인이 탄생한 뒤 투자 수단으로 각광받고있다.

비트코인은 일종의 문제풀이에 따른 보상금 지급형식으로 얻을 수 있다. 마치 게임처럼 64자리의 암호중 앞자리 19개를 맞추면 비트코인이 발행된다. 통상 1문제를 풀기위해선 1개의 PC를 쉬지않고 5년간 돌려야 할 정도다. 예전엔 비트코인 1문제를 풀면 50비트코인을 주었지만 2016년부터는 4분의 1인 12.5비트코인을 얻을 수 있다. 인플레이션을 막기위한 조치다. 누구나 채굴이 가능하지만 채굴은 더 어려워졌다. 일반인이 비트코인을 얻는 방법은 거래소 구매 밖에 없다. 비트코인은 1000분의 1로 쪼개 1천원 단위부터 투자할 수 있다. 소액 투자가 가능하고, 연령 제한이나 등락제한도 없다.

지난 2010년 1만비트코인으로 피자 2판을 주문할 수 있었는데, 현재 시가는 2천억원이 넘는다. 폭발적인 가치상승때문에 채굴 투자자 모집을 빌미로 한 사기행각이 많고, 익명성이 있는 비트코인으로 마약을 판매하는 범죄조직 마저 생기고 있다. 24시간 운영되는 비트코인 거래소에 투자한 주부나 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코인 가격등락에 일희일비하고, 투기 실패로 자살하거나 코인을 노린 살인사건까지 발생하고 있다. 사회적 순기능과 다양한 평가기준이 있는 주식과 달리 비트코인은 투자가치를 평가할 어떤 자료도 없어 거품이 언제 꺼질지 모른다.

이 광풍은 유독 한국에서 심하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한국만큼 비트코인에 빠진 나라는 없다. 한국은 일종의 `그라운드 제로(핵폭탄이 터지는 지점)`”라고 보도했다. 도박에 가까운 비트코인 광풍이 힘겨운 서민들을 더 힘들게 할까 걱정스럽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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