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수 우

내 눈동자 속에서

자기 날개의 물빛 흔들림을 보았을까

배밀이로 생을 배워

날개를 얻은 배추흰나비

나비 날개 줄무늬에서

굳은살이 늘어가는 발바닥을 본다

배밀이로 생을 배워

두 무릎을 얻은 나

마주 본다는 것

이전 생의 내 날개를, 그의 무릎을

알아내고 고개 끄덕이며

한 송이 솔개 그늘에 다가앉는 일

생을 바라보는 시인의 깊은 눈을 본다. 배밀이로 생을 배워 날개를 달고 나는 배추흰나비 같은 것이 인생이 아닐까. 살아가면서 생의 굳은 살은 늘어가고 끝없이 배밀이로 생을 배워가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그런 과정에서 조금씩 알아내고 고개 끄덕이고 그늘로 지워져 가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