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월 1일 영일대 해수욕장의 해상누각에서 새해 첫 일출을 보려는 인파들이 저마다 스마트폰을 들고 떠오르는 태양을 촬영하고 있다.

차가운 겨울바람에 양 볼은 얼어붙을지언정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들의 열정은 포항의 용광로보다 뜨겁다. 다사다난했던 정유년(丁酉年)을 떠나 보내며 올 한해 심신을 괴롭게 했던 묵은 잡념은 잊어버리고, 이제는 희망찬 `무술년(戊戌年)`을 맞이할 때다. 올해는 포항지진,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으로 전국의 일출 명소마다 해넘이·해맞이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하지만 포항, 경주 등에서는 이를 이겨내고 국민의 온정에 화답하고자 정성껏 축제를 마련했다. 2017년의 마지막과 희망찬 2018년의 출발을 이러한 경북 동해안의 축제와 함께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겨울별미 과메기도 즐기고 일출도 보고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서 `바다 페스티벌`
영일대 해상누각서 잊지못할 추억 선물

경주선 31일 밤 `제야의 종` 타종행사
우리나라 최대거종 `신라대종` 울림 감상
LED 소망풍선 2천여개도 밤하늘에 날려

호미곶서 도내 유일한 해맞이행사 열려
불꽃쇼·음악회·VR체험 등 행사 푸짐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이색 퍼포먼스도

우리나라서 가장 빨리 해뜨는 곳 울릉도
성인봉 일출시간 오전 7시24분 예상
풍년·풍어 기원하는 시산제 열리기도

□ 2017 포항 구룡포 과메기&겨울 바다 페스티벌

경북 동해안의 해맞이 명소 포항 영일대해수욕장(특설행사장)에서는 `2017 포항 구룡포 과메기&겨울 바다 페스티벌`이 성대하게 열린다.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하고 포항시 주최, 경북도, 경북도의회, 포항시의회가 후원하는 이 행사는 오는 30일부터 1월 1일까지 진행되며 제철 맞은 포항의 특산물 과메기를 널리 알리고자 마련됐다.

특히 올해는 지난달 발생한 지진으로 침체된 포항지역의 경기를 활성화하고 겨울 별미로 전국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포항 구룡포과메기의 소비촉진을 유도하기 위해 풍성하게 준비됐다.

행사는 첫날인 30일 오후 4시부터 8시 30분까지 `내인생 파라다이스`의 가수 이민, 대한민국 여성포크계의 선두주자인 싱어송라이터 박강수, 지난해 싱글 `너너`를 발표한 채서윤의 공연이 이어지며 이날 오후 7시부터 50분간 시민들의 열띤 노래경연이 펼쳐진다.

이튿날인 31일 오후 4시부터는 `네박자 인생`의 가수 도하와 `12월의 남자`를 부른 미모의 트로트 가수 이청, 혼성그룹 `해피데이`와 댄스팀 `포커스`의 화려한 퍼포먼스도 준비돼 있다. 이날 오후 7시부터 50분간 노래자랑 결선이 펼쳐지며, 이후 가수 마아성과 MC호조의 2017년을 마무리하고 새해를 환영하는 축하 공연이 이어진다.

이밖에 특산물코너, 농특산물 판매코너 등이 운영되고 과메기를 비롯해 물회와 문어, 고등어, 새우, 골뱅이, 오징어 등 동해안의 각종 해산물을 맛보고 구매할 수 있다.

이번 축제의 주제인 `구룡포 과메기`는 당연코 전국 최고의 맛을 자랑하고 있다. 전국 생산량의 90%를 책임지고 있는 포항에는 백두대간의 차가운 북서풍이 영일만과 호미곶의 완만한 능선을 따라 흐르며 차가운 해풍으로 변해 과메기를 맛있게 만들어 준다.

이번 축제는 제철맞은 과메기의 깊은 맛과 더불어 행사장 인근 영일대 해상누각에서 1월 1일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볼 수 있어 아름다운 겨울 바다의 낭만을 더해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전망이다.
 

▲ 희망찬 한 해를 기원하며 신라대종을 타종하는 모습. 경주시는 오는 31일 신라대종공원에서 경주의 새로운 천년 도약과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2017 제야의 종` 타종행사를 연다.                                                                      /경주시 제공
▲ 희망찬 한 해를 기원하며 신라대종을 타종하는 모습. 경주시는 오는 31일 신라대종공원에서 경주의 새로운 천년 도약과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2017 제야의 종` 타종행사를 연다. /경주시 제공

□ 호미곶한민족해맞이축전

경북도내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해맞이행사인 `제20회 호미곶한민족해맞이축전`이 오는 31일부터 1월 1일까지 포항 호미곶 새천년광장에서 열린다.

이번 축전은 단순한 해맞이 축제의 의미를 넘어 지진 이후 전국 각지에서 포항에 보낸 성원과 온정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

행사는 `포항의 빛, 세계를 밝히다`라는 주제로 열리며 △고품격 미디어 파사드 카운트 다운 불꽃쇼 △2018 월월이청청 대동한마당 △포항예총과 함께하는 송년음악회 등 다채로운 볼거리로 구성돼 있다.

특히 △대북 공연 △신년시 낭송 △평창동계올림픽 이벤트 구간 성화 봉송 △해군 6전단 축하 비행 등과 포항스크래치 카드와 소원등 만들기, 희망 방패연 만들기와 컬링과 아이스하키, VR 스키점프 체험과 호미곶 해맞이 소원카드 등의 체험행사도 더해져 보고 듣고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성화와 새해 첫 일출 기운을 합치는 이색 퍼포먼스도 준비돼 있다.

새해 오전 7시33분 일출 시각에 맞춰 상생의 손 조형물 앞에서 성화봉과 상생의 손, 해를 겹쳐 찬란한 기운을 받는다. 이후 성화 봉송 주자들이 포항시청으로 옮긴 성화를 남구 5호광장~형산로터리~포항제철소~포항운하 크루즈~캐릭터해상공원~동빈큰다리~영일대해수욕장까지 봉송할 예정이다.

영일대 해수욕장에서는 1월 1일 오후 5시 30분부터 성화봉송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이 공연에서는 상생과 화합을 주제로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할 예정이다.

□ 울릉도·독도에서의 해맞이

울릉도 성인봉(해발 987m)에서는 1월 1일 오전 7시24분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뜨는 해를 볼 수 있다.

울릉도에서는 성인봉이 가장 빠르고 다음은 독도 오전 7시26분, 울릉도 촛대암에서 오전 7시 31분에 해가 뜬다.

내륙 한반도에서 가장 빠른 울산 간절곶과 방어진, 부산 태종대 등에서는 7시 31분에 해가 물 위로 솟는다.

다음은 포항 호미곶 7시 32분 강릉 경포대, 정동진 7시39분, 양양 낙산사 7시42분이다.

새해 1월 1일 성인봉에서는 울릉산악회 주관으로 시산제가 진행된다. 산악회원 중 일부는 전날, 일부는 새벽에 산행 해뜨기 전 성인봉 장군발자국인근에 산악인들의 안녕과 울릉군이 풍년, 풍어를 기원하는 제를 올린다.

▲ 아름다운  `우리 땅` 독도 너머로 떠오르는 태양.
▲ 아름다운 `우리 땅` 독도 너머로 떠오르는 태양.

□ 2018 무술년 새해의 시작은 신라대종과 함께

“2018 무술년 새해의 시작은 새천년을 열어갈 민족의 혼이 담긴 신라대종과 함께 경주에서 용위 울음소리를 들어라!”

경주시에서는 오는 31일 신라대종공원에서 경주의 새로운 천년 도약과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2017 제야의 종` 타종행사를 개최한다.

타종과 동시에 레이져쇼, 불꽃놀이와 함께 시민들이 직접 소망과 염원을 담아 만든 2천여개의 LED 소망풍선을 날려 제야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행사의 마지막은 경주문화재단, 경주시립합창단, 경주음악협회를 중심으로 경주시민 500여명이 `희망의 나라로`를 합창하며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고 노래로 하나 되는 대화합의 장을 연출한다.

지난 2016년 11월21일 현재의 자리에 안치된 신라대종의 주조 모델은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거종인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이다. 섬세하고 우아한 무늬로 신라의 예술을 집대성한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선녀가 끓어 앉아 두 손으로 향을 올리는 공양상은 생동감이 흘러넘치고 청아하면서도 장엄한 소리는 듣는이로 하여금 신비로음과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는 엄청나게 크면서도 저음의 긴 파장으로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고 오랫동안 이어지는 여운이 큰 특징이다.

성덕대왕 신종에 새겨진 명문에 의하면 “그 모양은 큰 산이 선 듯하고, 소리는 용이 우는 듯 하여 위로는 하늘 끝까지 그 소리가 울려 퍼지고 아래로는 지옥에까지 그 소리가 전해지니 종을 본 사람은 기이하다 하고 그 소리를 들은 이는 복 받을 지어다”라고 했다. 하늘 높은 곳에서 땅 속 깊은 곳에 이르기까지 천지를 울리며 한없이 울려 퍼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소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성덕대왕신종은 경덕왕이 아버지 성덕왕을 기리기 위해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게가 12만근에 달하는 성덕대왕신종은 혜공왕 7년인 771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완성되었다. 제작기간만 20여 년이 걸린 신라시대 종교와 과학, 예술이 집약된 최고의 대작이다. 처음에는 봉덕사에 안치되었다가 지금의 국립경주박물관에 이르기까지 1천200여년 이상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우리 민족의 애환과 함께 경주 서라벌에서 울려퍼졌다.

그러나 성덕대왕신종은 종의 보전을 위해 더이상 종소리를 들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지난 1992년 제야의 종 타종 이후 1996년 학술조사와 2003년 개천절 타종행사를 마지막으로 타종이 중지된 것이다.

이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나 큰 나머지 성덕대왕 신종을 이을 새로운 대종을 주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해서 이어져 지난 2014년 3월 최양식 경주시장을 비롯한 50명의 인사로 주조위원회를 구성하고 그해 9월 이 시대 최고의 장인과 전문가들이 참여해 모든 지혜와 정성을 모아 혼신을 다해 주조할 것을 결의하는 착수보고회를 가졌다.

성덕대왕신종의 크기와 모양, 소리 원형을 성공적으로 되살리기 위해 수많은 고증자료의 연구와 검토가 이어졌다. 특히 7차례에 걸친 문양 자문회의를 통해 신라대종의 외형 틀을 완성했다.

신라대종 주조 장소는 삼국통일의 영웅인 김유신장군의 탄생지인 충청북도 진천의 성종사로 정했다. 주조 방식은 전통적인 종 주조 기법인 밀랍주조공법을 그대로 따랐다. 쇳물투입도 가장 적합한 습도, 기온 등이 알맞은 날인 2016년 4월25일을 택해 이루어졌다.

이렇게 주조된 신라대종은 높이 3.6m, 평균 두께 20.3cm, 무게가 20t으로 성덕대왕신종보다 무게만 1t이 더 무겁다. 이는 이 시대 최고의 기술을 투입해 공극이 전혀 없이 쇳물로만 종 전체가 다 채워졌기 때문이다.

2016년 6월24일 종을 주조한 현지에서 주조관계자와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첫 울림식을 가졌다.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1천200년의 세월을 건너 다시 만난 신라대종의 웅장한 모습과 신비로운 종소리에 매료되었다. “형상은 산이 솟은 듯하고 소리는 용의 소리 같았다”는 성덕대왕신종 명문의 표현을 몸소 실감하며 감탄했다. 신라대종이 안치될 장소로 각계의 여론을 수렴하고 자문을 얻어 구 시청 부지에 종각을 짓기로 결정했다. 종각은 사모 모임지붕 구조로 가로·세로 각 9m, 높이 11m, 면적은 89㎡로 설계했으며 목재는 국내 최대의 금강송 군락지인 울진, 삼척 등지에서 채취한 금강송을 사용했다.

신라대종은 제야의종 타종을 비롯해 국경일과 시민의 날, 신라문화제 등 경주시 기념일과 각종 축제일, 국내·외 귀빈이 방문할 때에 타종한다. 올해 3·1절을 기념해 공식적인 첫 타종행사를 가졌고 올해 연말 처음으로 제야의 종 타종식을 갖는다.

김두한·황성호·고세리기자

 

    김두한·황성호·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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