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기부참여 문화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 5월 기준으로 지난 1년간 기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26.7%로 집계됐다. 2011년 36.4% 이후 꾸준히 감소해 올해는 6년 만에 10% 포인트나 떨어진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를 통한 이웃돕기 성금 모금액이 전국적으로 대폭 줄어들어 관련단체가 비상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겨울한파가 본격적으로 몰아치면서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등 이웃의 손길을 기다리는 불우이웃들과 복지단체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까 염려해서다.

지난 25일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경북 사랑의 온도가 사상 최저치인 37도에 멈춰 섰다”고 밝혔다. 경북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총모금액은 53억3천여 만원으로 전년보다 16억7천여 만원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사랑의 온도는 52도였다. 이 같은 현상은 경기, 경남, 부산, 울산 등 전국적으로 비슷한 상황이다. 복지단체 관계자는 “사회 전반의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기부단체 등에 대한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딸의 희소병 치료를 위해 도와달라며 모은 10억여 원의 기부금을 자신의 사치스런 생활에 유용한 속칭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은 기부문화에 찬물을 끼얹었다. 또 소외계층 후원 명목으로 기부된 126억 원을 횡령한 기부단체 사건이 불거진 것도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를 위축시킨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나타난 기부참여 문화가 낮아지고 있는 것에 대한 배경은 이런 복지단체들의 투명치 못한 경영에 문제가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서도 `기부단체의 정보공개에 문제가 있다`고 대답한 일반의 인식이 7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자선복지단체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킬 대책이 필요하다. 복지단체 스스로가 이런 사회적 불신해소에 앞장서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기부는 돈보다 문화적 이해와 더 유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단체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기부를 해본 사람의 80%가 “앞으로도 기부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에 기부를 하지 않은 사람 중 80%는 “기부할 의향이 없다”고 대답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기부는 돈보다 문화정착이 더 중요하다. 기부문화에 대한 불신감 해소 없이는 기부문화를 진작시키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연말이 지나고 새해가 되면 이웃돕기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는다고 한다. 나눔과 기부의 정신을 살릴 우리의 사랑과 관심이 지금 필요하다. 우리사회는 전통적으로 십시일반의 이웃정신을 중요시해 왔다. 한겨울 추위에 떨 이웃을 생각한다면 당장이라도 이웃돕기에 나서는 따뜻한 우리 모두의 마음이 절실하다. 이것 또한 우리사회의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