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혁신위, 50% 권고 후
경선으로 후보 결정 기미
대구·경북 정치 신인들
“하루빨리 공천룰 발표를”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으로 출마할 인사들이 잇따라 출마선언을 하면서 자유한국당의 내년 공천룰이 어떻게 결정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대구 경북지역에 대해서는 전략공천보다는 당내 경선을 통해 지방선거 후보자를 결정하겠다고 천명한 가운데 당 혁신위의 권고사항인 청년과 여성에 대한 전략공천 비율을 50%로 확대해야 한다는 안이 어떻게 적용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대구·경북 정치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은 우선 서울과 수도권지역의 경우 당내 경선 후유증이 심각했던 과거의 실패 경험을 거울삼아 일부지역을 제외하곤 대부분 전략공천을 실시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즉, 지방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이 큰 인사를 전략공천해 여당과 맞붙도록 배치한다는 전략이다. 일부지역의 경우에는 야당과의 협의를 통해 후보를 내지 않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당의 지지세가 두터운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인재 풀이 넘쳐나는 특수상황이어서 지방선거 출마자는 당내 경선을 통해 공천 후보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애초 청년·여성 전략공천에 기대를 걸었던 인사들은 대구·경북지역 대부분이 경선으로 후보를 뽑게 되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청년과 여성 예비 출마자들은 당내 기반이 약한데다 책임당원 모집 등에서도 전략적인 행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 지역이라도 전략공천을 통해 지방선거에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있는 것. 실제로 이들 대부분은 정치 신인에 속해 기존 정치인들과 당내 경선을 실시할 경우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공천을 받기 어렵다는 측면에서도 전략적인 공천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견해가 적지않다.

현재 공석인 대구지역 당협위원장 3곳도 홍준표 대표와 비례대표 출신의 강효상 의원, 복당파인 주호영 의원 등의 몫으로 돌아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청년과 여성의 진출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3선연임 제한으로 새로운 단체장을 뽑게 되거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대구·경북지역 9곳도 청년·여성 몫으로 전략공천된다는 보장이 없어 이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홍 대표가 이미 오래전부터 지방선거 후보를 조기에 결정하겠다는 말을 공언한 바 있어 일부에서는 대구 경북지역에서 청년이나 여성을 위한 전략공천은 물건너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해온 청년과 여성 후보군들은 중앙당에서 하루빨리 청년과 여성을 우대하는 공천룰에 대한 입장을 상세히 밝혀주길 바라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청년 후보로 준비해온 한 관계자는 “처음 당 대표가 청년과 여성 공천비율을 50%로 확대한다는 혁신위 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알려질 때만해도 상당히 의욕에 차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지역을 방문한 홍대표가 인재가 넘치는 대구·경북지역은 경선을 기본으로 한다는 의견을 밝혀 전략공천이 없다는 의미로 비쳐 상당히 의욕을 잃은 상태”라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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