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기 실학자인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하회(河回)마을을 일찍이 살기에 알맞은 고장으로 소개한 바 있다. 강이 마을을 감싸고 돈다하여 하회란 이름이 붙여진 이곳은 풍수상으로도 좋다. 낙동강이 마을을 섬처럼 둘러싸고 있어 마치 `물에 뜬 연꽃 같다`하여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이라 부른다. 큰 인물이 많이 나고 평시든 난시든 평온을 유지하는 곳이라 했다. 임진왜란 때 영의정을 지낸 서애 류성룡 형제가 태어난 곳이다. 문화재 청장을 역임한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하회마을을 한국에서 가장 잘 보존된 민속촌이라 말하고 “수려한 풍광에서 하회를 당할 곳이 없다”고 기술했다.

2010년 유네스코는 하회마을을 전 세계인류가 지켜야 할 보편적 가치로 인정하고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다. 주택과 서원 등 전통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고 마을의 공간 배치가 조선시대 사회구조와 양반문화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이곳에는 서애 종택인 충효당(忠孝堂)과 유학자 겸암의 종택인 양진당(養眞堂)이 보물로 지정돼 있다. 이밖에도 북촌댁, 남촌댁 등 많은 건축물이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돼 있다. 전통한옥의 모습과 아름다움을 살피는 데는 여기만한 곳이 없을 정도다.

53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오는 하회탈과 병산탈 등은 그런 점에서 어쩌면`가장 중요한 일을 끝내고 완성으로 간다`는 뜻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의미가 담겨있다. 가장 한국적인 장소로 고전적 한국인의 모습이 되돌아온다는 말이다. 안동은 정신문화의 중심지로서 이제 한 단계 완성도를 더 높이게 됐다는 뜻이다.

하회탈은 고려 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국내 유일의 보존 탈이다. 보통 한국의 가면은 바가지나 종이로 만들어져 오래 보존된 예가 거의 없다. 탈놀이가 끝나면 탈은 바로 태워지거나 버려졌던 것이다. 하회탈은 재료가 오리나무인데다 표면에 옻칠을 해 정교한 색을 띠고 있으며 마을에서조차 신성시 했던 중요 문화유산이다.

하회탈의 귀향(歸鄕)은 벅찬 감동이다. 안동에서 볼 하회탈의 진가가 벌써 궁금해진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