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수

모두

귀를 열어 놓고 있다

저마다 열린 귀만큼

저마다 다른 속삭임으로

들려주는

비의 말씀

풀잎도 나무도

연신 고개 끄덕이고

비 그치면

새롭게 달라지는 모습

언제일까?

내 귀에도 빗소리에 열려

고개 끄덕이며

젖을 수 있는 날은

비 오는 날은 유독 귀가 빗소리 쪽으로 열린다. 사람뿐만 아니라 비를 맞는 모든 자연과 사물들이 예민해져 귀를 연다. 순수하고 착한 마음 때문이리라. 시인은 사느라고 번잡한 세상의 소리에 열리는 자신의 마음을 반성하며 그저 순수하게 마음의 문을 열고 싶어하는 마음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