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만 “사퇴 시점 고민”
이철우 최고위원은 수긍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19일 지방선거에 출마할 당 지도부 인사들이 올해 말까지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구·경북(TK)출신 이철우 최고위원은 동의한 반면, 이재만 최고위원은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사퇴시점에 대해서는 시각차를 보였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출마할 선거에 자신의 공천 룰을 정할 공심위원을 선정하거나 공천룰을 정하는 것에 관여한다는 것은 정치적 도의에 어긋난다”며 올해 말까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친홍계로 불리는 이철우 최고위원은 홍 대표와 최고위원직 사퇴 시점을 오래전부터 논의한 끝에 수긍하기로 했다.

이철우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경북지사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당의 경선규칙을 논의해 결정하는 심판 역할을 하는 최고위원직을 연말에 사퇴하고, 공정하게 경선에 임하겠다”며 “능력 있는 인재가 제 고향 김천시 지역구를 맡아 지방선거 승리를 도모할 수 있도록 당협위원장도 함께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반면, 대구시장을 노리는 이재만 최고위원은 일정부분 수긍했다. 이재만 최고위원은 이날 경북매일과의 전화통화에서 “홍 대표의 말대로 공천 룰을 정할 공심위원을 선정하는데 출마자들이 관여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홍 대표의 말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아직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았지만 최고위원회에서 상의한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말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홍 대표의 주장에 대해선 부정적 뉘앙스를 내비쳤다.

그는 “여러가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공천 룰을 정할 공심위원 구성 등 공천 룰과 관련한 당의 일정을 살펴본 뒤 사퇴 시점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외 인사인 이재만 최고위원으로서는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서라도 당직을 맡고 있는 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공심위원 구성 등 공천 룰에 관련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오는 1월말에서 2월 정도에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여 내년 1월쯤 최고위원직을 사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홍 대표는 이날“일부 지방신문들을 보면 `친홍`(친홍준표)을 빙자한 일부 인사들이 공천 줄 세우기를 한다고 보도한다”며“그런 사람들하고 나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당협위원장 추가 선임이나 공천은 정당의 시스템에 의해 계량화된 수치와 정무적 판단으로 선정하는 것이지 친홍을 자처하는 특정인이 선정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특히 “나하고 아무리 가까운 인사라도 예선이나 본선의 기본요건이 안 되면 컷오프될 수밖에 없다. 보수우파 정당이 망한 것은 정실 공천 때문”이라며 “(옛 새누리당도)`진박`(진실한 친박), `친박`(친박근혜), `신박`(새로운 친박), `양박`(양아치 친박), `골박`(골수 친박), `원박`(원조 친박) 등 그런 것이 횡행해 망했던 정당”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더 이상 그런 어리석은 짓을 범할 내가 아니다”며 “친소관계를 떠나고 `대의멸친`(대의를 위해서는 부모형제의 정도 돌보지 않는다는 뜻)의 자세로 당 혁신과 이기는 공천으로 지방선거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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