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진용 강재 H((CORE 철근과 일반 철근의 휨 강도를 비교한 모습.

경주, 포항의 잇단 강진으로 내진용 강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내진용 강재를 생산하는 철강업체들의 판매경쟁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내진용 강재 대표적 현대제철이 최근 출시한`H((CORE`(에이치코어)의 인기도 덩달아 급상승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11월 1일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주요 고객사 및 정부기관·학회·시민단체 인사 등 약 150여 명을 초청한 가운데 지진에 강한 철 `H((CORE` 런칭 행사를 가졌다. 공교롭게도 런칭행사 후 보름만인 11월 15일 포항에서는 5.4의 강진이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미리 예측이나 한 듯 `H((CORE` 런칭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전 국민 대상 브랜드 공모전을 통해 탄생한 `H((CORE`는 `현대제철이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만들어 나가는 중심(CORE)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제철은 내진 철강 전문 브랜드`H((CORE`를 새로운 도약의 시발점으로 삼고 있다.

B2B 철강기업의 마케팅 한계를 극복하고 일반 국민들에게 내진용 철강재의 중요성을 인식시켜 글로벌 내진 종합 철강사로 도약한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포항 강진으로 내진강재 시장 `후끈`

현대제철 `지진에 강한 철` H코어 출시
일반 형강보다 충격 흡수력 3~5배 높고
충격인성·용접성 등 외부충격에 강해

◇ `H((CORE`어떻게 탄생했나

현대제철 내진용 강재 개발의 시작은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최초의 철강회사로 건축물에 주로 쓰이는 철근과 형강 제품 시장을 선도해 온 현대제철은 보다 안전한 철강재 개발을 위해 고민해 왔으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진에도 버틸수 있는`내진용 형강 SHN`재를 시장에 선보였다.

이후 2010년 당진 일관제철소 가동과 함께 후판(6mm이상 두꺼운 판재) 내진용 강재인`SN`재를 개발했다. 지난 10월에는 당진제철소에서 생산한 내진 철근의 KS인증 획득에 성공, 명실공히 내진용 철강 전 제품에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러한 현대제철의 기술 개발과 내진용 철강재 시장 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의 내진에 대한 인식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많은 피해가 있었지만 지진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근본적인 고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에 현대제철은 건축물과 국민의 안전을 위한 내진용 철강재의 브랜드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해 말부터 내진용 철강재 브랜드 개발에 착수했다.

내부 검토를 거친 후 지난 3월 임직원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내진 철강재 브랜드 공모전을 실시했다. 이후 내·외부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현대제철의 비전과 제품에 어울리는 브랜드 `H((CORE`를 선정, 발표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내진용 브랜드 H((CORE 발표는 단순히 제품 판매 확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지진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건축물 안전을 향상시키기 위해 현대제철이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자랑했다.

▲ 내진용 강재 H((CORE 철근과 일반 철근의 휨 강도를 비교한 모습.
▲ 내진용 강재 H((CORE 철근과 일반 철근의 휨 강도를 비교한 모습.

◇H((CORE의 맞춤형 마케팅

현대제철 내진용 철강재는 국내외에서 품질경쟁력을 인정받아 왔을 뿐만 아니라 판매실적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내진용 형강을 개발한 직후인 지난 2006년 판매량은 400t에 불과했으나 2012년 50만t, 2015년에는 100만t을 돌파했으며 올해에는 약 110만t의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국내외 주요 건축물에 내진용 철강재를 적용하면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준공한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여의도 IFC 타워를 비롯, 향후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GBC(Global Business Center) 건설에도 상당량의 내진용 철강재를 투입할 계획이다. 또 국내 최대 규모의 재건축 단지인 반포 주공 1단지(현대건설) 등에도 공급할 계획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콜롬비아 발전소 및 남극 장보고기지 등 해외 주요 산업설비 및 건축물에도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현대제철은 국민들의 내진과 안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경주교육지원청과 협업을 통해 지진 발생 진원지와 가장 가까운 내남 초등학교에 지난해 12월부터 올 8월까지 약 9개월간 내진 보강공사를 실시했다. 향후에도 지진에 취약한 건물에 대한 지원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내진용 철강재의 중요성을 적극 알리기로 했다.

▲ 지난 11월 1일 가진 현대제철 지진에 강한 철 `H((CORE`런칭 행사 광경.
▲ 지난 11월 1일 가진 현대제철 지진에 강한 철 `H((CORE`런칭 행사 광경.

◇ `건축물 기준강화` 대안 제시

우리나라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국민적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현대제철 `H((CORE`는 앞으로 더욱 더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월 19일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는 건축물의 분양에 따른 거래 질서를 확립하고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분양광고 시 내진 설계에 관한 사항을 공개하고 특히 오피스텔의 경우 사용 승인 전 방문 점검이 가능토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건축물의 분양법 시행령`개정안을 시행했다.

국토교통부는 이 개정안으로 분양사업자의 책임과 의무를 강화시켜 분양 건축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고 분양시장의 투명성이 크게 재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철강제품 품질경쟁력이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현대제철의 브랜드 발표는 현대제철이 내진용 철강재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대내외에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현대제철의 내진 브랜드 발표 시점이 묘하게 법 개정과 소비자의 니즈가 늘어나는 타이밍에 딱 맞아 떨어졌다”며 시의적절한 브랜드 런칭에 부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또 대표적인 내진용 철강재인 내진용 형강(SHN)을 비롯해 내진용 후판, 철근, 강관 등 모든 건축에 사용되는 철강재에 보다 더 완벽한 내진성능을 입혀 강종별로 섬세하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대제철이 곧 내진`이라는 이미지를 국민에게 각인시켜 향후 글로벌 No.1 내진 철강재 철강사로 도약할 계획이다.

◇ H((CORE 적용건물 늘어날 듯

정부는 지난해 9월 경주지진 이후 지난 2월부터 `2층 또는 200㎡ 이상 모든 건축물에 내진설계를 의무화`하는 법을 시행했으나 내진강재 사용을 의무화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경주, 포항의 진도 5이상의 강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내진설계시 내진강재 사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법으로 제정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따라서 앞으로 건축물을 지을 때 내진용 H((CORE를 아예 설계당시부터 반영시키는 건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건설사들이 건물을 지을 때 내진설계의 조건만 갖추었지 내진강재 사용을 의무화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건축주들이 비싼 내진강재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일반 강재를 주로 사용해 왔다.

현대제철의 경우 일반 H빔은 t당 76만원인데 반해 내진 H빔은 t당 4~5만원 비싼 79~80만원선. 철근도 일반 철근은 t당 65만원인데 반해 내진철근은 t당 69~70만원선이다.

H((CORE는 지진의 충격을 흡수해 지각의 흔들림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성능을 지닌 제품이다. 일반 H형강 대비 에너지 흡수력이 약 3~5배 이상 높다. 건물이 충격을 받으면 기둥부터 무너지는데 기둥이 견고하게 버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밖에 충격인성·용접성 등 외부 충격으로부터 견디는 힘이 강한 특성을 갖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해 경주지진 이후 내진강재 판매량이 약 10%가량 늘어났다”며 “국내에서도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실수요자 차원에서의 내진용 철강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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