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사전문가들 사이에 한반도에서의 전쟁 대비론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중국 인민군 부사령관 출신의 왕홍광 예비역 중장은 베이징에서 열린 한반도 관련 토론회에서 “당장 전쟁이 벌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시기”라며 “중국 동북지역에 전쟁 동원령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어느 교수도 워싱턴 포스트 기고를 통해 “미국정부 안보팀은 한국에서의 전쟁은 불가피한 결과라고 확신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정작 한국에 사는 우리는 그들이 말하는 전쟁이 딴 나라 얘기로 듣고 있는 건 아닌지 이상할 정도다.

올 들어 벌써 미국 하와이 주와 일본 후쿠오카 시에서는 북한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비한 대피 훈련을 몇 차례 실시했다. 일본은 한반도 유사시 한국거주 자국민을 쓰시마로 옮기는 계획을 짜고 있다고 한다. 믿어야 할지 난감하다. 북한에서 7천km 떨어진 하와이에서조차 대피훈련을 벌인다는데 휴전선을 두고 북과 대치한 우리는 너무 한가한 것 같아 어리둥절할 뿐이다.

북한과 전쟁 가능성에 대한 한국인의 생각은 어떨까. 많은 사람이 “설마”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북한이 같은 민족인 한국에 대해 공격을 쉽게는 못할 것”이라 여기고 있는 것 같다. 또 미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도록 가만있지 않을 것이란 안이한 해석도 전쟁발발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일 것이다.

이 달은 김정은 북한노동당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로부터 권력을 이어 받은 지 6년이 되는 달이다. 김정은은 그동안 4차례 핵실험, 41차례 탄도 미사일 발사로 권력을 장악해 왔다. 내년도 그가 내놓을 신년 메시지에 국제사회가 벌써부터 긴장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라 한다. 북한이 망하면 자유민주국가인 한국과 미국이 코앞에 군사를 배치할테니 중국으로선 불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표현이 적합하다. 그러면 한국은 이런 상황에 어쩌면 좋을까. 문 대통령의 중국방문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우리가 할 일은 유비무환뿐이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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