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혁신 아닌 정치보복”
친홍 “객관적 기준으로 평가”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소상공인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당무감사위원회가 친박계 중진 서청원, 유기준 의원 등 친박계 인사들에 대한 당협위원장 교체명단을 발표하자 친홍과 친박진영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류여해 최고위원은 18일 SNS(페이스북)를 통해 “홍준표 대표는 여자를 무시하는 마초”라면서 “참 많이 무시당했다. 그것이 한국당의 병폐가 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류 최고위원은 “(홍 대표는) 매번 여성과 청년 공천을 50%까지 늘린다고 하는데, 청년과 여성을 같은 카테고리에 넣으면 청년 45%, 여성 5%로 공천을 해도 가능하느냐”며 “너무 빠져나갈 구멍을 뒀다”고 지적했다.

유기준 의원도 크게 반발했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당무감사는 `혁신`이 아니다”며 “당 대표의 폭주를 견제해 온 저와 같은 인사를 희생양 삼아 마음에 안드는 인사들을 몰아내려는 당내 정치보복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서청원 의원 역시 당무감사결과를 보고받은 후“고얀 짓이다. 못된 것만 배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조직혁신 일환으로 당무감사를 단행한 홍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서 의원을 비롯해 경기 화성지역 갑·을·병 당협위원장이 일제히 교체 대상에 오른 것과 관련해 화성지역 시도의원 등은 한국당의 대통합과 위기극복 방안을 주제로 항의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물갈이 대상이 된 원외 당협위원장 가운데 일부는 즉각 반발하며 애당초 정치적 목적에 따른 감사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자유한국당 김척수 당협위원장이 18일 당무감사 결과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에서 붉은 넥타이를 풀고 앞으로 매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br /><br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김척수 당협위원장이 18일 당무감사 결과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에서 붉은 넥타이를 풀고 앞으로 매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협위원장 교체명단에 포함된 박민식 전 의원은 “영남권이라고 다 같은 영남권이 아니다”라며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대거 입성한 낙동강 벨트 지역구와 대구·경북(TK)에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다. 이르면 19일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하면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이번 당무감사는 당협위원장으로서의 역량이나 능력을 객관적인 수치로 계량화한 것이지 (그 과정에) 어떤 정치적인 고려도 없었다는 걸 분명히 말씀드린다”며“당무감사위원회에서 잘못된 평가를 해서 억울하게 희생당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잡아야 마땅하지만 그게 아닌 사항이라면 (이번 당무감사가) 무턱대고 당 내부적인 갈등요인으로 비춰지는 부분은 경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희는 그 지긋지긋한 박타령(박근혜 전 대통령 타령)을 하다가 쪽박을 찬 정당”이라며 “이제는 뼈를 깎는 혁신만이 잃어버린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는 길이란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이걸 더 이상 당내 갈등으로 볼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홍문표 사무총장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감사 결과를 놓고 자기 나름대로 논리와 이야기는 있겠지만, 주장이 지나쳐 당에 대해 흠집을 내는 좋지 않은 언사는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경고했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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