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활성화 특단 대책
모레부터 52일간 장기 세일
전업종 망라, 지진극복 기대
할인율 제고·관광 연계 등
유인 없으면 이미지만 손상
시-업소 간 치밀한 협조로
대표적 연례행사 육성해야

20일부터 시작되는 포항 몽땅 할인전 `다함께 세일 퐝!퐝!퐝!`이 일회성 행사를 넘어 포항의 대표적 연례행사로 자리매김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위해서는 포항시의 치밀한 행사준비와 참여업소 대상 인센티브 부여, 지역 행사와의 연계, 상품품질 및 판매업소에 대한 신뢰도 제고, 서비스 개선 등 좀 더 체계적이고 치밀한 관리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함께 세일 퐝! 퐝! 퐝!`은 `11·15 지진`이후 시민들의 소비 부진과 외지 관광객의 방문 취소 등으로 급격히 침체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유도하고자 포항시가 야심작으로 내놓은 지역맞춤형 프로모션이다. 기본적으로는 오는 20일부터 내년 2월 11일까지 52일간 열리며, 사행성 업소를 제외한 전 업종을 대상으로 한다.

포항시는 지난 6일부터 14일까지 9일간의 중점모집기간에 관련 단체를 통한 접수와 개별업소 방문·모집을 병행해 현재 2천건이 넘는 접수신청을 받았다. 당초 목표였던 3천곳(포항사랑 상품권 가맹점 1만2천곳 중 30%)에는 못 미치지만, 행사가 끝날 때까지 수시로 신청을 받기 때문에 초반 성과나 시민의 호응도에 따라 참여업소 수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 10%인 기본 할인율에 있어서도 업소·업종에 따라 자발적으로 할인품목 다양화하거나 할인폭 확대가 가능해 이보다 더욱 올라간 할인율도 기대된다.

이러한 기대에 힘입어 행사 참여 업주 대부분은 언뜻 들뜬 분위기에 싸인 모습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번 행사를 제대로 치르지 못하면 포항에 대한 이미지만 더욱 손상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

우선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 주도의 `코리아 세일 페스타`도 외면받는 상황에서 `다함께 세일 퐝! 퐝! 퐝!`이 성공하려면 이를 넘어서는 준비와 협조,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즉, 미국처럼 유통업체들이 물건을 들여와 직접 판매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연말 기간 적극적으로 할인을 통해 재고를 소진할 필요가 없는 한국의 경우 미국형 `블랙프라이데이`와는 다른 유인책이 없다면 실패는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목소리다.

실제로 이번 포항 할인전의 참여업체가 당초 목표에 미치지 못한 것도 인센티브가 없어 업주들이 매출감소를 고스란히 떠안아야하는 현 구조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포항중앙상가 손형석 전 회장은 “일단 소비자가 많이 찾는 브랜드업체의 경우 할인을 결정할 때 본사의 허락 등이 필요해 무조건 참여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많다”며 “물품 가격 할인보다는 구매가격에 비례하는 포항사랑상품권 제공이나 주차권 지원 등의 유인책이 부담이 없어서 좋다. 이런 부분들을 상인들과 포항시가 논의하는 것이 필요한데 현 상태라면 그냥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부담만 될 뿐이다”고 밝혔다.

또 지진이라는 아픔을 겪으며 지역 경제 활성화가 시급하더라도, 충분한 준비 없이 급박하게 이를 진행하면 오히려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포항상공회의소 윤광수 회장은 “급하게 진행하다 보니 아직 홍보가 많이 부족하다. 어떤 업체에서 어떤 물품을 행사하는지 확실한 정보전달이 필요하다”며 “시간을 갖고 충분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예컨대 죽도시장이면 죽도시장 전체가 참여해야지 누구는 참여하고 누구는 안 하는 자발적 형태가 된다면 오히려 분위기가 좋지 않게 흘러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포항의 관광상품과도 연계해 이번 행사를 단순한 할인행사를 넘어선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포항과메기축제와 구룡포특산품축제 등 기간이 겹치는 기존축제 및 포항크루즈 등 체험관광과의 연계를 통해 이를 일시적 행사가 아닌 포항만의 특별한 연례축제로 만들도록 특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이에 포항시는 참여업소에 대한 소비자인식용 스티커를 부착하고, 읍면동별 및 업종별 참여업소를 홈페이지에 공개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등 홍보에 일단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포항시 일자리경제노동과 관계자는 “현재 신청서 분류 작업만 해도 일손이 모자란 상황”이라며 “단기간 내 지역경제활성화 붐 조성이 목적이어서 우선 소상공인의 실질적 경영호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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