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시장·물회·대게 등
겨울별미 특산물 찾아
관광버스 단체손님 줄이어
전국적 `포항돕기` 효과
지역소비는 여전히 절반
소규모 시장 홍보도 절실

▲ 지난달 15일 포항지진 이후 한달여가 지난 주말 오후 죽도시장 내 과메기 골목에 관광객들이 북적이면서 회복세를 타고 있다.

포항 죽도시장이 지진과 기록적인 한파 등 악조건에서도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진 피해 포항돕기 운동 등의 전국적인 성원에 힙입은 겨울철 특미인 포항과메기가 제철 음식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지진 이후 침체한 지역 경제활성화에 효자노릇을 톡툭히 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포항 지진 이후 동해안 최대 전통시장이자 포항의 명물인 포항 죽도시장은 가게마다 매출이 반토막 났다.

지진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전년도 대비 70% 이상 매출이 급락하는 등 상인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진이 난 그 주 주말 죽도시장에는 평소와 달리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겨 한산하기 그지 없었다.

포항시와 경북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며 전국적인 `포항 경제 살리기 운동`이 전개됐다.

진앙지인 포항에서 공무원 연수나 각종 행사를 진행하고, 포항의 특산품들을 구매하는 등 침체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마음을 모았다.

지진 이후 한달이 지난 17일, 포항 죽도시장은 다시금 평년의 수준까지 회복한 모양새였다.

죽도시장 주변도로는 오후께부터 관광차량이 몰리면서 일대가 마비됐다. 교통경찰이 교차로마다 투입됐지만, 역부족이었다.

죽도어시장 내 횟집은 여느 주말과 마찬가지로 손님 받기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대게부터 시작해 겨울철 별미인 회를 먹으러 온 관광객들이 붐비면서 가게 창문마다 허연 성애가 가득했다.

상인 A씨는 “여느 일요일처럼 손님들이 많이 가게를 찾아주고 있어 한시름 놓은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관광버스를 탄 단체손님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과메기골목은 오가는 손님들로 2주째 `흥행`이 계속되고 있다.

영하의 기온과 칼바람에도 불구하고 매장마다 과메기를 찾는 손님들이 북적였다. 제철을 맞은 과메기를 찾는 주문이 전국에서 끊이지 않으면서 물건이 없어서 못팔 정도라며 상인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최근에는 과메기를 먹을 줄 아는 사람만 찾는다는 `통과메기`주문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과메기 상인 최모(47·여)씨는 “지진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경기도와 서울에서 가장 많은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며 “요즘에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웃었다.

지난 14일부터 3일간 서울롯데백화점(잠실점) 트레비분수광장에서 열린 `2017 포항 구룡포 과메기·포항 농수특산품`행사에서도 과메기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지진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항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기간 동안 준비해 놓은 과메기 물량이 연일 매진됐고 포항에서 추가로 과메기를 긴급 공수하는 등 큰 인기를 실감했다.

그러나 단순히 `과메기 효과`만 가지고 지역경제가 회복됐다고 단언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지역 내 소비의 흐름을 나타내는 농산물 판매가 여전히 절반 수준을 맴돌고 있기 때문.

포항죽도시장 상가변영회 허창호 회장은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횟집 등 수산물시장은 거의 회복됐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포항 시민들이 직접 구매하고 판매하는 농산물시장은 아직 매출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소비 위축으로 직격탄을 맞은 동네시장과 같은 소규모 재래시장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홍보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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