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지지율 높고
지방선거 관리 잘해
지난달 사퇴한
대구북을 양명모 외
단 1명도 없어

▲ 자유한국당 당무감사위원회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서청원(8선, 경기 화성 갑), 유기준(4선, 부산 서구·동구), 배덕광(재선, 부산 해운대구 을), 엄용수(초선,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 등 현역의원 4명의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하기로 했다. 한국당은 이들 현역의원 4명과 원외위원장 58명을 포함해 전국 당협 가운데 62명의 당협 위원장을 교체할 방침이다. 사진 왼쪽부터 서청원, 유기준, 배덕광, 엄용수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17일 자유한국당 당무감사 결과 대구·경북(TK) 현역의원들이 당협위원장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특히 교체대상에 포함된 대구 북을의 경우 양명모 당협위원장이 지난달 20일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함에 따라 사실상 당협위원장 물갈이 대상은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TK지역은 `무풍지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발표에서 현역 서청원(경기 화성갑), 유기준(부산 서·동), 배덕광(부산 해운대을), 엄용수(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의 당협위원장직 박탈을 결정했다.

원외 류여해 최고위원과 박민식, 권영세 전 의원, 김재철 전 MBC 사장, 이만기 인제대 교수 등도 당협위원장을 반납하게 됐다.

TK지역에서는 대구 북을만 포함됐다. 이에 따라 TK지역에서 당협위원장이 없는 곳은 대구 북을과 한국당을 탈당하고 대한애국당을 창당한 조원진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달서병 2곳 뿐이다.

당무감사위는 TK지역에서 현역에 대한 지지율이 높고, 당 지도부의 주문사항을 잘 이행했다는 입장이다. 당원 늘리기, 가로펼침막 걸기 등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직관리 및 지역 관리를 잘했다는 것이다.

이종구 당무감사위원장은 이날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경환(경산) 의원의 경우 잘 나왔다”고 밝히며 객관적 기준의 인적청산을 했다고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TK지역 의원 중 김광림(안동), 이철우(김천) 의원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고, 대다수 TK의원들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TK가 친박 본산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안마다 친박계와 친홍계가 첨예하게 대립, 당무위가 무리하게 현역의원들을 교체할 경우 친박계가 대거 반발해 계파갈등으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박계와 친홍계 간 분란만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는 게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 자유한국당 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협위원장 교체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br /><br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협위원장 교체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뿐만 아니라 홍 대표가 향후 대구에서 정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TK의원들에게 가혹한 처사를 할 경우 도리어`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점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TK지역 한 관계자는 “개혁을 했다는 정치적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TK지역에 대한 물갈이를 시도해야 되지만 객관적 잣대를 근거로 했다는 점을 앞세우기 위해서 이러한 당무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홍 대표가 개혁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는 있겠지만 당무감사 결과에서 객관성 확보에 더 무게를 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의원들이 당협위원장을 대다수 맡을 것이라고 봤지만 일부 지역만 당협위원장직을 박탈당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편, TK지역에서는 공석인 두 자리 가운데 대구 북을에는 당 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강효상 의원이, 대구 달서병에는 홍 대표가 당협위원장을 맡을 것이라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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