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내년부터 시행
업계 “철강가격 상승 따른
경쟁력 하락될라” 우려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년부터 `경부하 시간대` 산업용 전기료를 인상키로 하면서 철강업체에 비상등이 켜졌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추진에 이은 산업용 전기료 인상까지 겹쳐 영세 업체들은 이제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 14일 산업용 `경부하 요금`을 내년부터 인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부하 요금이란, 전기 부하량이 적은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사용하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최대 절반 수준까지 깎아주는 제도다.

24시간 체제로 가동되는 철강업체들은 이번 경부하 요금 인상조치로 직격탄이 불가피하게 됐다.

전력 사용이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철강업체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17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한 기업은 현대제철로 1만2천25GWh를 소비했다.

3위는 포스코로 9천391GWh, 동국제강은 13위로 2천490GWh의 전력을 소비했다.

현대제철은 2015년 전기요금으로 1조1천605억원을, 포스코는 8천267억원, 동국제강은 2천420억원을 각각 지불했다.

이들 업체는 경부하 요금 혜택을 받기위해 작업시간을 조정할 수도 없는 24시간 가동체제다. 특히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동일산업 등은 전기소모가 많은 전기로를 가동하고 있어 막대한 타격이 우려된다.

철강업계는 산업용 전기료 인상은 결국 철강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철강의 국제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철강업체들은 정부의 정책 기조가 친노동 중심으로 바뀌면서 경영애로를 호소하고 있다.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올해 6천470원보다 16.4% 오른 시간당 7천530원으로 인상된다.

설상가상으로 최저임금은 오르는데 근로시간은 단축되고, 여기에 산업용 전기료까지 인상돼 기업들의 설자리는 점점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내년부터 청년들의 취업문도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생산성 저하와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업체들의 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심야 전기료 인상까지 겹쳐 삼중고가 불가피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한편 경부하 요금은 그간 24시간 공장 가동을 할 수 있는 대기업만 혜택을 본다는 지적을 받아왔었다.

/김명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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