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윤 한

저무는 세느 강 까맣게 눈발 날아오르고

외투깃 세우고 지나는 연인들 뒷모습 따숩다

카바이트 등 아래 빛바랜 브룩쉴즈가 액자속에서 웃고 있는

포장마차 연탄불 위에는 한창 꽁치가 익고있고

대폿집 5. 10. 시. 5 안줏감을 사오는 주인여자의 머리위에는

함박눈꽃이 폈다

밖에는 연신 우우 바람이 소리치고

추운 날은 더 행복하여라

벌겋게 달은 연탄 난로위 주전자에는 소란스레 물이 들끓고 있다

술독에는 한창 막걸리 피어오르고

추운 만큼 탁자위에는 늘 따스한 시들 가득했다

겨울도 밤도 더 가라앉고 시인들은 합창을 한다

세느 강 시인들의 노래는 작은 어둠 한 조각 걷어내지 못할지라도

세느 강 아름다운 물결따라 밤이슥토록 반짝였다

돌아가고 싶다 세느 강 낮에는 우울하고 칙칙한 오물들 흘러내리지만

밤이며 오히려 물결위로 별들 가득 시가 되어 빛나던

세느강은 시인이 살고있는 도심 속의 오염된 하천을 일컫는다. 지금은 복개되어 그 위에 술집들이 즐비한 풍경을 시인은 보여주고 있다. 밤이 되면 그 술집들에는 시인묵객들이 찾아들어 인생을 얘기하고 세상의 일들을 안주 삼아 밤늦도록 취흥에 젖는 모습들을 따스하고 구수한 언어로 들려주고 있다. 삭막한 시대 속으로 던져주는 시인의 정겨운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