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해묵은 과제인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 사업이 기존시설 확장으로 가닥을 잡고 최종결론을 위한 전원 합의 도출에 나섰다고 한다. 지난 12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대구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추진협의회`는 도매시장 유통종사자 대표 22명 중 20명이 기존시설 확장(리모델링 및 부지확장)안에 찬성 의견을 던졌다. 다만 전원 합의를 전제로 해야만 국비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불참과 반대한 상인대표 2명에 대해서는 대구시가 별도의 설득작업을 벌여 이 문제 완결에 나서겠다고 한다.

대구시는 도매시장 현대화 사업이 10여 년을 끌어와 올해 마무리 짓지 못하면 국비지원을 통한 현대화가 어렵다고 보고 막바지 합의도출에 전력을 쏟고 있다. 상인도 올해가 지나면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위기감으로 문제 해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1988년 개장한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은 한강이남 최대 규모의 농산물 집산지로 명성을 날렸다. 그러나 2005년부터 시설 노후화 문제가 제기되면서 현대화를 위한 방향설정에 나섰으나 `이전과 전면 재건축`을 두고 상인 간 이견으로 결론을 내지 못해 왔다. 2007년과 2013년, 2015년 3차례 걸쳐 `이전과 재건축`에 드는 비용과 효과분석, 후보지 등을 조사했으나 번번히 상인 간 대립으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왔던 것.

현재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은 비효율적인 건물배치와 공간 부족, 건물노후화, 안전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교통 혼잡과 열악한 물류환경으로 인해 도매시장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에 20명의 상인대표가 합의한 `기존시설 이전`안은 당초 제안된 `이전과 전면 재건축`과는 다른 제3의 안이다. 이 안은 도매시장 동편에 있는 대구 북부화물터미널을 대구시가 매입하는 한편 도매시장 내 관련 상가를 새부지로 이전하고, 기존 상가는 재건축해 경매장과 대규모 지하주차시설을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이른바 이전부지 확장과 리모델링 개념으로 지금보다 교통 등 각종 시설의 편리성을 높이겠다는 안이다. 이럴 경우 당초보다 사업비가 대폭 낮아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한다.

대구시는 2015년 실시한 도매시장 현대화 연구용역 보고서 유효시한을 내년 5~6월까지 보고 있다. 늦어도 내년 1~2월까지는 농림축산식품부에 사업 신청을 하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10년 이상 끌어온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사업이 더 이상 지지부진한다면 상인들에게도 덕될 게 없다. 또다시 이 사업은 표류하면서 도매시장의 경쟁력은 날로 떨어질게 뻔하다. 그렇다고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안이 나오기도 어렵다. 전국 최대규모 농산물 도매시장의 기능을 살리 수 있는 유통종사자들의 지혜가 필요하다. 대구시와 관계자들의 소통에 기대를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