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기홍 대동중 교사
시인 등단… 평소 습작 즐겨
내년에 첫 시집 발간하고 싶어

▲ 문학예술 제63회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등단한 이기홍(대동중학교 교사)씨는 자신에게 있어 시는 고향과 사라진 추억에 대한 복원이자 청춘에 대한 반추라고 소개했다. /전준혁 기자

“어머니는 마당을 씁니다/한 식구처럼 모여 있는 감잎도 쓸고 눈도 씁니다/빗자루가 닳아지면 닳아진 만큼 어머니 가슴엔 고된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후략)”

명예 퇴직을 앞둔 한 중학교 교사가 문학예술 제63회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등단해 화제다.

주인공은 포항 대동중학교 교사이자 시인 이기홍(57)씨. 도광의 시인에 따르면 그의 작품은 `농익은 사투리와 함께 고향의 풍속을 여과 없이 처리한 한 폭의 그림 같은 작품세계`다.

청도군 각남면에서 태어나 대구 대건고와 계명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포항 대동중학교에서 영어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시는 어떻게 쓰게 됐나.

△시에 대한 관심이 있어 평소 시집도 즐겨보고 습작 형식으로 계속 시를 써 왔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15년 당시 55세의 고교동기들이 SNS를 통해 나눴던 인생이야기를 모아서 책으로 발간한 적이 있다. 그때 여러 이야기를 서로 공유했는데 주변에서 내 시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고, 마침 은사님의 추천도 많은 도움이 돼 이를 계기로 등단하게 됐다.

-시인으로서 소감은.

△나에게 시는 주로 고향과 사라진 추억에 대한 복원이자 청춘에 대한 반추다. 늦깎이에 시인이 됐지만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는 말을 듣고 싶다. 찬란한 우리말로 심정 저 밑바닥에 술처럼 잘 익을 시를 쓰고 싶다. 시가 무섭지만 결국 올라야 할 산처럼 느낀다. 그 산은 포근하지만은 않다. 우여곡절이 있고 신산하여 눈물이 나기도 하고 사람을 초라하게까지 할 것이다. 그러나 그 험한 시의 산에 나만의 길을 내고 나만의 소리를 심어볼 요량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시인이 되면서 일단 꿈의 반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내년이면 1987년부터 잡았던 교편을 내려놓게 된다. 좀 더 일찍 시를 알았다면 제자들에게도 더 도움이 됐을 텐데 하고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좀 더 홀가분하게 시인으로서 나의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보고 싶은 책을 실컷 보고, 여행도 다니며 계속 시를 쓸 계획으로 내년쯤에는 꼭 첫 시집을 발간하고 싶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