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두호주공1차 재건축 공사장 인근 주민 고통 호소
건물 벽면 금 가고 지반 토사 일부 유실되는 등 피해 커
건설사 “손해보험 접수… 공사 마무리 후 보수 진행할 터”

▲ 두호주공1차 재건축 공사로 인해 발생했다고 주민들이 주장하고 있는 명진빌라 마당의 균열.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매일같이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에 비하면 지진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SK건설과 대우건설이 `두호 SK뷰 푸르지오`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는 포항시 북구 두호주공1차 재건축 사업과 관련, 인근 주민들이 공사로 인해 집과 도로에 금이 가는 등 각종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나섰다.

특히 대규모 지진이 휩쓸고 지나가며 진동에 대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포항시민이 적지 않은 현 상황에서, 공사장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진동 자체는 일부 주민들에게 생존권을 위협하는 큰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12일 공사장 인근 집회현장에서 만난 피해보상대책위원회 김동현(50) 위원장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담당하고 있는 2단지 공사장 주변은 무리한 철거작업으로 인해 심각한 지반 침하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이 중에서도 공사장 펜스 기준 70여m 안쪽의 경우 도로와 건물 벽면에 금이 가고 지반 토사의 일부가 유실되는 등 안전에 심각한 위험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대우건설 측에서는 주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으며, 포항시 역시 주민의 이러한 고통에 나 몰라라 하고 있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김동현 위원장은 “공사장과 바로 맞닿아 있는 명진빌라는 지난 10월 20일 빌라 마당이 쩍 갈라지며 건물 자체가 기울어졌다”면서 “이어 발생한 지진으로 피해가 더욱 커져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에서도 공사장의 진동은 끊이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다만 공사 이전의 상태로 돌려달라는 요구 그 이상도 이하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측은 주민의 요구를 수용하고자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공사가 끝나지 않는 이상 인근 지역의 피해가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보수는 공사가 마무리된 이후에 진행하는 것이 옳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 민원담당 관계자는 “주민 피해와 관련해 손해보험을 접수해 놓았으며 이번 달 안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주민들께서도 건설사를 믿고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포항시는 건설사와 주민들의 피해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행정에서 특별히 조치를 취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즉 건설사와 주민 상호 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여서 포항시는 단지 중개인 역할밖에 할 수 없다는 것.

포항시 건축과 관계자는 “주민들이 주장하는 피해는 검증하기 어렵고 다만 시에서는 중앙분쟁조정위원회 등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중재하는 역할밖에 할 수 없다”며 “건설사와 주민이 원활하게 일을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정해진 범위 안에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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