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자립도 최하위인데도
학생 수는 9개 도 중 3번째
재원부담률 전국 최고수준
내년 전면시행에 큰 압박
중·고까지 확대 신중해야

내년부터 경북도내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시행을 앞두고 도내 기초자치단체들이 재원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재정자립도에서 전국 최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경북의 기초단체들은 무상급식 재원부담률이 전국 최고 수준이다. 따라서 무상급식 예산 부담에 따른 심각한 재정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어 정부차원의 지원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5일 구미시가 내년부터 초등학교 무상급식의 전면 시행 방침을 밝힌데 이어 문경시와 성주시도 무상급식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로써 경북도 전체 시·군의 초등학교는 내년부터 전면 무상급식에 들어가게 된다.

교육계와 지자체 관계자들은 “무상급식은 시대적 요구로 시행되어야 할 정책이긴 하지만, 실질적인 예산의 부담을 충족할 수 있을 때까지 순차적으로 시행되어야 할 부분”이라며 “인기 몰이식으로 진행되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같은 우려는 경북의 기초단체의 무상급식 재원부담률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반면, 재정자립도는 전국 최하위권이기 때문에 나오고 있다.

2017년도 전국 시·도교육청 무상급식 현황을 살펴보면 경북도의 학생수는 27만9천여명으로 전국 광역단체 중 6번째로 학생수가 많다. 전국 9개 도 가운데 경기도(156만여명), 경남도(40만4천여명)에 이어 3번째이다.

경북도는 지난해 전체 학생수 중 57%에 해당하는 15만9천여명에게 무상급식을 시행했다. 전국 평균 74.1%에는 한참 모자란 수치이지만, 기초자치단체에 부담시키는 재원부담률은 전체의 33.7%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전국 평균이 14.8%인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높은 부담을 지우고 있는 셈이다.

기초단체와 별개로 경북도교육청의 부담비율은 59.8%, 경북도의 부담비율은 6.5%로, 각각 전국 평균 63.2%와 22%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이다. 경북도의 무상급식 재원부담이 낮은 이유는 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공시한 2017년도 지방자치단체 통합재정 개요에 따르면 경북도의 재정자립도는 32.7%로 전국 9개 도 가운데 6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또 한국지방세연구원의 보고서에도 나타나듯이 전국 지자체의 자체 사업 비중은 감소했지만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보조사업 비중은 증가하면서 지방정부의 재정 자율성이 하락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현 정부가 사회복지분야 예산비율을 일방적으로 늘리면서 지방정부는 자체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정부 예산과 접목(매칭)된 보조사업 예산을 늘릴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사회복지분야 예산이 늘어도 무상급식 예산의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교육계와 경북도는 지방의 자체 재원을 충족할 방안이 없는 한 무상급식을 더 이상 늘리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무상급식은 초등학교에만 적용되는 문제가 아닌 만큼 지방의 재원을 충족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면서 “현 정부가 강력한 지방분권을 천명한 만큼 중앙정부가 그동안 손에 쥐고 있던 조세에 관한 권한 등을 하루라도 빨리 지방정부에게 넘겨주는 재정분권을 실시해야 해결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구미/김락현기자

    김락현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