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방송에 중간광고가 도입될 경우 지상파방송은 엄청난 추가 광고수익을 올리는 반면, 신문산업은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는 연구조사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랫동안 언론계 이슈가 돼온 지상파방송 중간광고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이 뜨겁다. 건강한 여론을 지켜온 신문 매체의 전통적인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이 같은 정책은 결코 허용돼선 안 된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가 한국신문협회 의뢰로 실시한 `지상파방송 중간광고 도입이 신문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간광고 도입 시 지상파방송은 연 1천114억~1천177억원의 추가 광고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신문 광고비는 연 201억~216억원 감소해 신문업계가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김 교수의 이번 연구는 광고주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지상파방송 중간광고 도입 시 2017~2021년 전체 광고비 및 지상파TV·라디오·신문·잡지·케이블TV·디지털 등 매체별 광고비 변동 규모를 추정하는 방법으로 실시됐다. 광고를 집행하는 광고담당자의 51.7%가 중간광고가 도입될 경우 지상파방송 광고비를 증액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타 매체 광고비에서 중간광고 재원을 조달할 것이라고 응답한 광고 담당자(광고주·광고회사)의 51.9%가 신문·잡지 광고비를 줄일 것이라고 답했고 케이블TV(22.2%), 온라인·모바일(3.7%)이 뒤를 이었다. 이 연구결과는 지상파에 중간광고가 도입돼도 타 매체에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지상파 등의 기존 주장을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제4기 방송통신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이효성 위원장은 지난 6일 정책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에서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허용여부를 묻는 질문에 “중간광고도 지상파는 절대 안 되고 유료방송에만 된다고 생각하기엔 어려운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상황변화에 따라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방송업계는 오랫동안 관련세미나를 연속적으로 후원하면서 방송계 인사를 동원하고 행사를 중계하며 여론몰이를 해왔다. 또한 신뢰성이 떨어지는 조사결과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중간광고 허용`이 신문산업에 별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호도해와 한국신문협회 등 신문단체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곤 했다. 방송과 인터넷의 발달로 `사양산업`이라는 비관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신문은 여전히 바른 여론을 지키는 대들보요 기둥이다. 정확성이 높고, 다양한 관점과 깊숙한 견해가 공존하는 가장 소중한 매체라는 신문매체의 가치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 신문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해야 할 정부당국이 오히려 치명타를 가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