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립국어원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는 말 가운데 일부 단어의 의미와 용법 등을 수정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국립국어원은 분기별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일상의 언어들 가운데 논란 소지가 있거나 시대상황에 맞지 않는 내용을 수정 보완해 오고 있다. 이번에도 40건의 여러 표현을 수정 발표했다. 그중 미망인(未亡人)에 대한 의미를 수정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미망인은 일부 여성 단체들이 표현상 문제를 제기하는 등 그동안 논란을 불러온 단어다. 현재 국어 대사전에는 “아직 따라 죽지 못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남편이 죽고 홀로 남은 여자를 이르는 말”로 표기돼 있다.

남편을 따라 죽지 못한 의미의 미망인은 다분히 성차별적 의미를 담고 있다. 시대착오적이고 가부장적 표현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국립국어원은 미망인의 뜻을 `남편을 여읜 여자`로 수정 표현했다. 그리고 주석을 달아 “다른 사람이 당사자를 미망인으로 부르는 것은 실례가 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본인 스스로가 겸손의 뜻으로 미망인으로 부르면 몰라도 타인이 부르는 호칭으로는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양성평등시대에 맞는 의미의 변화다. 특히 우리나라는 6·25전쟁을 통해 30만 가까운 전쟁 미망인이 생겨난 시대적 아픔이 있어 이 같은 단어의 수정만으로 당사자들이 느낄 심적 위안은 클 것으로 짐작된다.

언어는 시대에 따라 생성도 되지만 없어져 버리는 것도 많다. 평소 우리 말에 대한 올바른 습관과 교육이 그래서 중요하다. 감기는 옛날에 고뿔이라 불렀다. 코에서 불이 난다는 뜻이다. 코에서 나는 콧물을 열심히 풀어대니 코에 열이 난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그러나 요즘은 고뿔보다 감기(感氣)라는 한자말을 더 많이 사용한다. 고뿔이란 말이 이젠 사라질지도 모른다. `사랑하다`도 `생각하다`에 어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사람을 생각한다고 해서 생각 사(思) 헤아릴 량(量)인 사량(思量)에서 바뀐 말이라 한다.

앞으로도 언어의 변화는 무쌍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이 바뀐 미망인에 대한 의미를 익혀두는 것은 결례를 않는 방법이 된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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