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지도부 전략적 실책
당내 비판론 비등
후보들 득실 계산 분주

예산 국회가 종료되자마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일제히 6일 앞으로 다가온 원내대표 경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 원내대표 선거는 현재`친홍`(친홍준표) 후보로 분류되는 김성태 의원과`친박`(친박근혜)계 후보인 홍문종·유기준 의원, 그리고 중립지대 후보로 꼽히는 이주영·조경태·한선교 의원 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들 후보들은 각각 후보단일화에 나서 최종적으로는 3파전 양상이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특히 한국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새해 예산안이 여야 합의로 처리되는 결과가 됨에 따라 원내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즉,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예산연대에 한국당이 맥없이 밀렸다는 비판론이 신임 원내지도부의 자질 및 역할에 대한 논의로 번지고 있는 것.

당장 차기 원내대표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강력한 대여투쟁력`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친홍`(친홍준표) 후보로 통하는 김성태 의원은 강력한 대여투쟁의 필요성이 다시 입증됐다며 자신의 출마 의지와 현재 상황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는 자평을 내놓았다.

중립지대 후보로 꼽히는 이주영 의원 역시 신임 원내대표는 강력한 대여투쟁을 이끌 인물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인상 보전,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법인세 인상을 막지 못해 매우 유감”이라면서 “앞으로 더욱 강력한 대여투쟁을 전개해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위선을 심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립후보로 꼽히는 조경태 의원과 한선교 의원은 원내 지도부를 향한 날선 비판보다는 맞춤형 전략전술의 부재와 대안있는 정책제시에서 해법을 찾았다.

민주당 출신의 조경태 의원은 40대, 최연소 4선 의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민주당과의 협상에서 승리하려면 민주당을 잘 아는 자신이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조 의원은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국민의당보다 존재감이 떨어졌고, 여당의 전략에 밀렸다”며 “전략·전술이 없는 대여투쟁은 무의미하다.`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상대를 잘 아는 의원이 원내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원내지도부의) 전략적인 미스가 아니다. 투쟁을 위한 투쟁을 할 것이 아니라 대안이 있는 정책을 내야 한다”며 “내년에는 민주당이 반 날치기로 통과시킨 예산안이 제대로 쓰였는지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립지대 후보로 꼽히는 이들 세 명의 후보들은 7일 오후까지 한국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중립지대 단일후보를 발표될 예정이다.

`친박`(친박근혜)계 후보들도 예산안 협상 결과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원내지도부를 비판하는 대신 향후 효과적인 협상 전략을 강조했다.

이는 범친박계인 정우택 원내대표를 끌어안음으로써 친박 진영을 결집해 친홍 진영에 맞서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홍문종 의원은 “현실적으로 예산안에 대해 한국당이 취할 수 있는 투쟁 무기가 별로 없다”며 “차기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그동안의 내홍을 딛고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기준 의원 역시 “정치 지형이 19대 국회와는 많이 다른 만큼 치밀한 전략을 세워 여야 협상에 임해야 한다”며 원내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하는 대신 새 원내도부의 협상 역량을 강조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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