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길을 찾는다 해양 블루오션 포항
(13) 낭만이 가득한 포항의 겨울

▲ 포항에는 해마다 연말이 되면 호미곶과 영일대해수욕장 등지에 수많은 해맞이 인파들이 모여든다. 떠오르는 태양을 관광객들이 촬영하고 있다. /경북매일DB

차가운 바람이 불어도 연인과 함께라면 따스한 낭만이 있는 곳, 바로 `겨울 바다`다. 그중에서도 포항의 겨울 바다는 한 해를 마무리하기 전이나 새해를 맞기 위해 반드시 찾아야 할 장소로 손꼽힌다. 어린 시절, 두 뺨을 스치는 칼같은 바닷바람을 맞으며 두 손에 떡국을 들고 담요를 둘둘 감은 채 떠오르는 해를 본 추억이 있다면 이 맘 때의 호미곶이 그립지 않을 수 없다. 부서지는 하얀 파도 위 `상생의 손` 사이로 선홍빛 태양이 떠올라 순식간에 영일만 바다를 장엄하게 물들이던 그 광경을 누가 잊을 수 있으랴. 영하를 오가는 추운 날씨에도 이처럼 아련한 낭만을 자극하는 포항의 겨울은 올해도 다시 찾아왔다.

너무나 아름다운 곳을/겨울 바다로 그대와 달려가고파/파도가 숨 쉬는 곳에/끝없이 멀리 보이는 수평선까지~

-유영석 작사·작곡 `겨울 바다` 중에서

▲ 포항 구룡포의 한 과메기 덕장에서 차가운 해풍을 맞으며 과메기가 먹음직스럽게 말라가고 있다.                                          /경북매일DB
▲ 포항 구룡포의 한 과메기 덕장에서 차가운 해풍을 맞으며 과메기가 먹음직스럽게 말라가고 있다. /경북매일DB
□ 얼었다, 녹았다 포항의 별미 과메기

꼬들꼬들하면서도 고소한 맛에 풍부한 영양까지
볼거리 다양한 `과메기문화관`은 좋은 교육체험장

동해안의 차가운 겨울바람은 사람들의 뺨과 두 손을 얼게 하지만 포항의 맛깔스런 `과메기`도 얼게 한다. 꽁치를 손질해 잘 씻어서 매달아 놓은 과메기는 얼었다가 녹기를 반복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고소한 맛이 더해지고 영양가도 높아진다.

특히, 포항에서 구룡포는 과메기를 생산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전국 생산량의 90%를 책임지고 있는 포항에는 백두대간의 차가운 북서풍이 영일만과 호미곶의 완만한 능선을 따라 흐르며 차가운 해풍으로 변해 과메기를 맛있게 만들어 준다.

과메기에는 근력과 지구력을 향상시켜주는 단백질이 100g당 19.5g이 들어 있으며, 단백질 대사를 돕는 나이아신과 혈액을 만드는 철분도 풍부하다. 오메가-3 지방산인 DHA와 EPA가 100g당 4.13g이 들어 있어 혈액순환을 돕는다. 그중에서도 겨울철 영하 4℃에서 영상 10℃를 유지하는 구룡포 지역 일대에서 생산되는 `구룡포과메기`는 녹고 얼기를 반복하며 영양이 풍부하고 꼬들꼬들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내게 된다. 이 밖에도 대보·장기·호미곶면 덕장에서도 쫀득한 식감과 독특한 향을 가진 과메기를 생산하고 있다. 겨울철이 되면 파도가 몰아치는 해안을 따라 수십 곳의 덕장에서 과메기를 잔뜩 걸어놓은 광경은 가히 진풍경이다.

과메기의 원조 고장답게 포항에 들어선 `과메기문화관`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지난 2014년 8월 착공해 지난해 5월에 준공, 한창 인기몰이 중인 포항구룡포과메기문화관은 포항시의 대표적 힐링 먹거리인 과메기의 체계적인 연구, 품질관리 및 홍보를 위해 건립됐다.

지상 4층 연면적 5천71㎡로 건립된 포항구룡포과메기문화관은 연구센터, 홍보관, 해양체험관, 해양관 그리고 각종 체험시설을 갖춘 복합공간으로 조성돼 있다. 어업전진기지인 구룡포항과 아름다운 동해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뷰포인트를 확보해 문화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힐링이 된다. 과메기와 문화, 최첨단 영상 등이 어우러져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과메기문화관은 어린아이에게도 좋은 교육 체험장이 되고 있다.

▲ 2천500여개의 점포가 모여 동해안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전통시장인 포항 죽도시장에 관광객이 북적이고 있다.                 /경북매일DB <br /><br />
▲ 2천500여개의 점포가 모여 동해안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전통시장인 포항 죽도시장에 관광객이 북적이고 있다. /경북매일DB
□ 동해안 최대 어시장이 있는 죽도시장

오징어·대게·문어·개복치·성게·고래·돔배기 등
사시사철 싱싱한 해산물 만나러 미식가들 북적

포항에서 가볼 만한 곳으로 2천500여개의 점포가 모여 동해안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전통시장인 `죽도시장`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어시장과 종합시장이 함께 있어 다양한 종류의 수산물, 지역의 농산물 등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이 곳에는 사시사철 제철 맞은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오징어와 대게, 문어, 개복치, 성게, 고래, 돔배기(상어고기) 등 동해안에서 잡히는 모든 수산물이 죽도시장에서 미식가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포항에서 잔칫집 등에 가면 빼놓을 수 없는 `개복치`도 지역의 별미다. 아무런 맛도 나지 않는다지만 곤약 혹은 청포묵을 쏙 빼닮은 개복치 회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간혹 죽도시장을 지나다 보면 사람 몸집보다 큰 개복치를 해체하는 광경도 포항에서만 볼 수 있는 진귀한 볼거리다.

□ 구룡포 대게도 잡숴봐~

전국 최대 대게 생산지…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
수심 300~400m서 잡혀 단백질 함량 많고 쫄깃

구룡포는 전국 최대 대게 생산지로 경북 생산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가격 정찰제를 실시하는 구룡포 대게는 특히 싱싱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대게 자원 보호를 위해 11월부터 5월 말까지만 대게잡이를 허용하는 관계로, 매해 겨울이 되어 금어기가 풀리면 대게를 먹기 위한 차량 행렬이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다.

구룡포에 들어오는 대게는 대부분 울릉도와 독도, 서일본 근해에서 잡힌 것으로 지난 2015년 340t, 2016년에는 354t에 이른다.

올해는 370~380t으로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해의 수심 300~400m 심해에서 잡히는 대게는 단백질 함량이 많고 쫄깃한 맛이 특징이다.

▲ 포항에는 해마다 연말이 되면 호미곶과 영일대해수욕장 등지에 수많은 해맞이 인파들이 모여든다. 떠오르는 태양을 관광객들이 촬영하고 있다. <br /><br />/경북매일DB
▲ 포항에는 해마다 연말이 되면 호미곶과 영일대해수욕장 등지에 수많은 해맞이 인파들이 모여든다. 떠오르는 태양을 관광객들이 촬영하고 있다. /경북매일DB
□ 해맞이 명소 포항으로

`상생의 손`과 함께 맞이하는 호미곶 일출 기막혀
`영일대 누각` 사이로 바라보는 해맞이도 장관

포항에는 `원조` 해맞이 명소인 호미곶광장과 떠오르는 해맞이 명소인 영일대해수욕장이 있다.

호미곶에서의 해맞이를 더욱 인상깊게 만들어 주는 것은 태양을 떠받치는 듯한 모양으로 바다 한가운데 세워져 있는 `상생의 손`이다. 흔히 상생의 손이라면 바다 위의 오른손 모양만 떠올리기 쉽지만, 그 반대쪽 호미곶광장에는 나머지 왼손도 마주 보고 있다. 인류가 화합해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한반도의 최동단에 위치한 호미곶은 우리나라 지도로 보면 마치 `호랑이 꼬리`처럼 생겼다. 이 곳은 우리나라 육지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일출명소로 알려져 항상 연말이 되면 해맞이 인파로 늘 붐빈다. 호미곶광장 한쪽에는 우두커니 세워진 커다란 가마솥도 눈길을 끈다. 이는 단순한 전시용 작품이 아닌 불을 땔 수 있는 진짜 가마솥이다. 용량이 4t이나 되고 최대 2만명분의 떡국을 끓일 수 있는 이 솥에는 1년에 딱 한 번 불을 땐다.

새해 일출을 보며 가마솥 한가득 떡국을 끓이고 전국에서 모인 관광객이 추위를 달래면서 함께 나눠먹는 재미가 있다. 이와 함께 숙박 시설과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영일대해수욕장`은 도내 최고의 일출 명소로 떠오르는 추세다. 영일대해수욕장의 경우 대구~포항 고속도로를 이용해 해수욕장까지 바로 갈 수 있어 접근성이 좋고 포항여객선 터미널에서부터 환여동 해안도로까지 약 3㎞ 구간 어디에서도 편히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포항의 명물 `영일대 누각` 사이로 바라보는 태양은 더욱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 영일대 밤바다를 배경으로 핀 LED장미꽃들=영일대해수욕장에 겨울 장미가 가득 피었다. 최근 포항시는 겨울 바다를 찾은 시민과 관광객이 빛나는 장미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영일대장미원에 LED장미를 설치했다.  /포항시 제공
▲ 영일대 밤바다를 배경으로 핀 LED장미꽃들=영일대해수욕장에 겨울 장미가 가득 피었다. 최근 포항시는 겨울 바다를 찾은 시민과 관광객이 빛나는 장미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영일대장미원에 LED장미를 설치했다. /포항시 제공
□ 한겨울 영일대해수욕장에 장미가?

`영일대장미원`엔 반짝반짝 LED 장미가 활짝
밤바다와 함께 3천송이 장미 감상 `최고의 힐링`

올겨울 포항의 영일대해수욕장은 더욱 특별한 무드로 빛을 발하고 있다. 바다를 모티브로 한 `영일대장미원`에 길어진 겨울밤을 화려하게 밝힐 `LED 장미`가 한가득 피었기 때문. 지난 5월 개장한 이래 수많은 시민이 찾은 영일대장미원은 각종 블로그와 SNS 등에 소개되며 포항의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포항시는 연인, 가족, 친구들과 함께 겨울 바다를 찾은 시민들과 관광객이 추운 겨울밤에도 아름답게 빛나는 장미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최근 LED장미 3천여송이를 설치했다. 또한 경관조명을 설치해 시민들이 언제든 장미를 보며 힐링할 수 있도록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영일대LED장미원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밤에도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명소가 될 것”이라며 “영일대 누각을 산책하고 조용한 파도소리가 들려오는 밤바다와 함께 반짝반짝 빛나는 장미를 바라보며 겨울 밤의 정취를 한껏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끝>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