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추기경 명동성당서 서명
“낙태는 끔찍한 폭력·살인행위”
전국 16개 교구에서 동시 진행

▲ 염수정 추기경(왼쪽 네 번째)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낙태죄 폐지 반대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에 참석해 서명한 뒤 다짐하고 있다. 염 추기경 왼쪽은 마르코 스프리치 주한교황청 대리대사, 오른쪽은 유경촌 티오테오 주교. /연합뉴스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 우선인가, 아니면 `태아의 생명`이 더 중요한 것인가.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낙태죄 폐지`와 관련해 천주교가 반대 서명에 돌입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지난 3일 오후 낙태죄 폐지에 반대하는 100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명동성당 꼬스트홀 앞에 마련된 부스에선 염수정 추기경도 서명에 참여했다. 이를 출발점으로 천주교 전국 16개 교구에서 서명운동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서명운동이 진행된 꼬스트홀에는 염수정 추기경, 마르코 스프리치 주한교황청 대리대사, 미하일 슈바르칭어 주한오스트리아 대사 등 천주교계 인사와 주한 외교 사절들이 다수 참석했다.

서명에 참여한 염 추기경은 “우리의 관심으로 스스로 보호할 힘이 없는 약한 생명을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말로 최근 `낙태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사회 일부의 의견에 반대를 표했다.

“낙태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생명에 대한 폭력이며, 일종의 살인행위”라는 것이 염 추기경의 견해다. 여기에 덧붙여 “인간의 생명은 어떠한 경우에라도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입장”이라고 부연했다.

이미 염 추기경은 서명에 앞서 열린 `제10회 생명주일 미사`에서도 낙태 합법화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천주교계는 지난 1992년 낙태허용 형법 개정이 논의되던 시기에도 이에 반대하는 100만여 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제출했다.

천주교계는 향후 서명운동을 신자들에 한정하지 않고 일반인까지 확대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낙태죄 폐지 반대 청원을 올리는 동시에 신자들에게도 청원 동참을 부탁하고 있다.

서명운동 현장에선 천주교 측이 제작한 태아 발 모양의 배지도 참여자들에게 전달됐다. 이는 낙태죄 폐지 반대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 이와 함께 천주교는 `태아 살리기 100일 기도`와 생명을 위한 묵주기도 등의 낙태죄 폐지 반대 운동도 함께 전개하고 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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