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안철수 손잡고
내년 지방선거 연대
홍준표 “당협위원장 신청”
보수의 심장서 대격돌 예상

▲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연합뉴스 DB

대구·경북(TK) 보수층 잡기 경쟁을 놓고 야3당 간에 대결이 치열해질 조짐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연대를 통해 TK 보수 개혁의 불씨를 살리겠다고 천명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정치적 진공상태나 마찬가지인 TK를 안정시키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대구지역 당협위원장을 맡겠다고 나섰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지난달 28일과 30일 대구와 포항을 돌며 통합과 연대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유 대표는 지난 28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TK에서 보수 개혁의 불씨를 살리겠다”며 “국민의당과 진지한 통합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국당과 정면 대결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30일 당원 간담회에서 “지방정부도 경쟁하는 다당제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바른정당과의 정책 연대를 시작으로 선거 연대를 이뤄 4자 구도가 아닌 3자 구도를 만들어 다당제를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간의 TK 선거연대는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당 대표들이 이를 다시 한 번 언급함에 따라 TK지역에서만큼은 선거 연대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이에 홍 대표는 “약속대로 올 연말 대구지역 당협위원장을 맡을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대구 북을과 달서병 지역이 현재 당협위원장이 공석”이라며 “조직 강화 특위가 당협위원장을 공모할 때 두 곳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해 신청하겠다”고 했다. 대구 북을은 홍 대표의 측근인 강효상 의원(비례대표) 이 당협위원장 뜻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달서병이 유력시된다.

특히 홍 대표가 대구지역 당협위원장을 맡겠다는 것은 대선 당시 “대구에서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겠다”는 공언을 지키겠다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 보수진영이 궤멸된 상황에서 TK를 안정시키기 위해 본인이 직접 TK를 챙기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더구나 한국당 텃밭인 TK를 자신이 앞장서서 선거 승리로 이끈 뒤 당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향후 TK를 기반으로 차기 대선을 노릴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바른정당-국민의당 연합군과 한국당이 TK를 놓고 부딪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중도를 강화하고 개혁보수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TK를 잡아야 하고, 한국당은 보수적자로서의 입지를 견고히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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