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관계를 중시한다. 그것이 사람과 사람과의 일이든 기관과 기관과의 일이든 관계에 많은 의미를 두는 전통이 있다. 관계(關係)를 중국말로 하면 `꽌시`라 부른다.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도원결의(桃園結義)는 중국인의 대표적 인간관계를 표현하는 사건이다. 유비와 관우, 장비가 도원에서 의형제를 맺는다는데서 유래한 이 말은 남자들의 의리와 굳은 약속을 말하는 대명사로 쓰인다. 이 속에는 중국인의 전통적 `꽌시` 개념이 내포돼 있다.

중국 전문가는 중국과 중국인을 이해하려면 `꽌시 문화`를 알아야 한다고 한다. 그만큼 중국인들은 `꽌시`에 목숨을 걸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오랫동안 중국인의 발목을 잡았던 관료주의와 부정부패를 없애려 했으나 `꽌시`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의 분위기만은 바꾸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공자는 논어에서 “군자는 의(義)에 밝고 소인은 이익(利益)에 밝다”는 말을 했다. 중국에서는 군자란 학문과 덕망이 높으며 높은 벼슬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사회적 리더가 되는 이들에게는 의(義)가 가장 중요한 덕목의 하나라 가르치고 있다. 유비가 제갈량을 세 번씩이나 찾아가 그를 감동시켰다는 삼고초려(三顧草廬)도 따지고 보면 마찬가지다. 선량한 유비의 의리 있는 모습에 제갈량이 감동을 받는 것은 인간 관계의 다른 표현이다. 군자의 모범적 자세라 보는 것이다. 서구 사회의 합리성과 실용적 사고에 비해 중국은 매우 감성적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금지됐던 한국행 여행이 최근 베이징과 산둥성 지역에 한해 부분적인 해제가 됐다는 소식이다. 그러면서 한국행 관광객에게는 여전히 롯데호텔 및 롯데 면세점과 위락시설은 사용 못하도록 단서를 달았다. 크루즈 여행이나 한국여행 상품의 온라인 판매도 금지를 유지했다.

한국을 길들이겠다는 그들의 생각에 옹졸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대국을 자청하는 그들의 `꽌시`가 이 정도인가 싶다. 공자가 말한 의(義)를 중시하는 중국인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중국 당국의 과감한 관계 개선의 의지가 필요하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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