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내년 2월 25일 경주박물관서 특별전 열려
병오년 목간·터번 쓴 토우 등 900점 문화재 선봬

▲ 28일부터 내년 2월 25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 신라의 천년 왕성인 월성의 발굴 조사 성과를 되돌아보는 특별전`신라 왕궁, 월성`이 열린다. 사진은 전시에 선보이는 유물들. <br /><br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 28일부터 내년 2월 25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 신라의 천년 왕성인 월성의 발굴 조사 성과를 되돌아보는 특별전`신라 왕궁, 월성`이 열린다. 사진은 전시에 선보이는 유물들.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경주 월성(月城)은 신라 제5대 파사왕 22년(101년) 축성을 시작해 신라가 망한 935년까지 800여 년간 사용된 궁성이다. 신라 사람들이 왕성이 달을 닮았다고 해서 월성이라고 불렀던 이곳은 신라 역사를 규명하는 데 가장 핵심이 되는 유적이다. 신라는 박혁거세의 사로국이 경주를 중심으로 세력을 키워 나가기 시작한 이후 도읍을 옮긴 적이 없기 때문이다. 20만7천㎡에 달하는 경주 월성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지난 2014년 12월부터 월성 내부 조사를 시작해 서성벽의 축조 과정, 중앙 건물지의 배치와 성격, 해자의 조성 단계별 규모 및 변화 등을 밝혀냈다. 또한 조사 과정에서 각종 토기와 기와는 물론 토우(土偶), 목간(木簡), 각종 동식물 자료 등이 출토돼 신라 왕경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다수 확보했다.

일본의 고고학자인 도리이 류조(鳥居龍藏)가 1915년 월성 서쪽 성벽에서 처음 발굴에 나서고 1979년부터 일부 구역에서 조사가 진행됐지만, 월성 전체를 조사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다.

신라사 연구의 핵심인 경주 월성의 최근 3년 간의 발굴조사 성과를 되돌아보는 특별전이 열린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유병하)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특별전`신라 왕궁, 월성`이 그것이다. 오는 28일부터 내년 2월 25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 열린다.

총 4부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병오년(丙午年) 목간과 터번을 쓴 토우를 포함해 900여 점의 다양한 문화재를 선보인다. 월성 조사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출토된 동식물 자료의 연구 방법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풍부한 시각 자료도 마련됐다.

프롤로그 `경주, 신라 왕경`에서는 최신 기법의 전시 영상을 통해 신라 왕경의 전반적인 형태와 유적 및 유물들을 살펴보고 신라 왕궁 기록과 함께 재성명(在城銘) 기와 등을 소개한다.

1부 `천년의 왕궁`에서는 월성 서성벽 및 문지와 중앙 건물지, 해자에서 출토된 토기, 기와 등을 통해 월성의 시간적 흐름을 살펴본다. 특히 월성 성벽을 만들면서 제물로 바쳐진 것으로 추정되는 인골의 조사모습과 함께 출토된 토기를 전시해 월성의 축조와 관련해 새롭게 밝혀지고 있는 성과를 소개한다.

2부 `왕궁에 남겨진 옛 사람들의 문자`에서는 목간, 토기, 그리고 기와 등에 남긴 신라인들의 문자 자료를 전시한다. 주목되는 유물은 지난해 출토된 `병오년(丙午年)`이라는 간지(干支)가 나오는 목간이다. 기존 월성 해자 목간에서는 간지가 나온 사례가 있지만 일부 파손돼 정확한 연대를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병오년 목간에서는 완전한 형태의 간지가 등장해 목간 제작 연대는 물론 월성 해자의 축조나 정비 연대를 밝힐 수 있는 단서로 주목받았다. 병오년 목간의 실물이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전시될 예정이다.

 

3부 `왕궁의 사람과 생활`에서는 중앙 건물지(C지구) 출토 녹유토기와 귀면와, 해자에서 출토된 토우와 동물뼈 등을 통해 월성 사람들의 생활상을 살펴본다. 특히 해자에서 출토된 터번을 쓴 토우는 경주 괘릉의 서역 무인상과 더불어 신라에 온 외국인들의 존재를 찾아볼 수 있는 귀중한 사례다. 해자에서 나온 수 천점의 동물 뼈 가운데 돼지, 소, 말, 개가 가장 많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뼈에 남겨진 도구 흔적을 통해 신라 사람들이 동물을 어떻게 이용했는지 추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4부 `월성의 과거와 현재`는 해자에서 나온 씨앗이나 꽃가루를 통해 신라 왕경과 월성 주변의 경관을 추정해보는 연구 방법과 지금까지 진행된 월성 조사 현황을 조명한다. 해자에서 확인된 씨앗 가운데 가장 많이 출토된 가시연꽃과 곡류·채소류·과실류 등 다양한 씨앗 자료도 전시된다. 월성의 첫 학술조사였던 일제강점기 도리이 류조(鳥居龍藏)의 조사와 관련된 자료부터 그동안의 월성의 조사 성과를 담은 보고서와 학술자료도 살펴볼 수 있다.

한편, 특별전과 연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전시 설명회는 큐레이터와의 대화(매주 금요일), 갤러리 토크(4회)가 전시기간 동안 운영된다. 신라 역사에서 월성의 중요성을 고고학과 문헌사료로 살펴보는 특별강연회(2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주말에는 `씨앗과 뼈로 풀어보는 월성이야기`라는 주제로 신라시대 월성의 모습을 꾸며보는 가족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어린이들에게 월성에 대한 상상력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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